DJ와 교감한 정치행보, '소통령'으로 복귀?


 

▲ 추미애 전의원의 최근 정치 행보 일거수일투족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그의 정치 복귀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미애 전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8월 중순 입국해 보름 가량 국내에 머물렀던 추 의원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정치 재개를 위한 ‘워밍업’ 차원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추 전의원은 이번 귀국길에서 자신의 향후 정치 계획에 대해 이렇다 할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특별한 계산’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에너지 넘치는 추 전의원이 언제까지 가만히 있을 리 있겠느냐”며 “정치 복귀가 임박했고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귀국한 것 같다”고 했다.

추 전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제안이 본격화되기 훨씬 전이었던 지난 4월 이후 두 번에 걸쳐 법무장관 입각제의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추 전의원은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그런 추 의원이 최근 정치권이 ‘연정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깜짝 등장한 것이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더 많았다.

추 전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지난해 8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컬럼비아대학 방문교수 신분으로 연구활동을 하다 지난 8월 중순, 오랜만에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귀국 직전, 뉴욕에서 개최된 제6회 세계한민족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핵 6자회담 해법과 관련,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이 6자회담을 성사시켰듯 새로운 중대제안을 통해 회담타결을 추진하자”면서 정부의 대북 태도에 ‘훈수’를 두기도 했다.

추 전의원은 특히 “정부의 중대제안에 기존의 전력송출 방안과 더불어 화력발전소 건설방법을 포괄해 북한으로 하여금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새롭게 제시하자”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해 예사롭지 않은 향후 행보를 가늠케 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은 곧이어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추 전의원은 귀국 직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한민족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던 내용을 다시 소개한 뒤, 북한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 뒤, DJ(김대중 전대통령)와 만나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면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지만, “대화 내용은 대부분 북한문제에 대한 것이었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DJ와 면담한 1시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당연히 자신의 향후 정치재개 계획에 대한 내용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추 전의원이 정치재개를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 전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대선 유세 당시 추 전의원에 대해 미래 대통령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인사는 “여권에서 입각 제의를 한 것은 사실이고, 여전히 추미애의 정치적 가치에 대해 인정하는 사람들이 여권에 많기 때문에 추미애 영입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추 전의원이 여권의 러브콜에 응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추 전의원의 DJ 면담이 가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추 전의원이 향후 정치재개를 위해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DJ와의 교감 이후’라는 정치적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추 전의원의 DJ 면담을 두고 “그의 귀국 일정이 겉으로는 자연스럽게 보일지 모르지만, 들춰보면 치밀한 정치계산이 깔려 있는 행동이고 언론이나 주변인들의 반응을 통해서 자신의 위상을 재보기 위한 일련의 행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이와 관련 추 전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당장 무슨 결정이 있지는 않겠지만, 계속 공부만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정치 재개의 뜻을 우회적으로 전했다. 또 “이번 귀국을 통해 추 전의원은 지지자들로부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추 전의원은) 이번 귀국일정에 대해 만족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관심은 추 전의원이 정치 재개 시점이 언제일 지에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10월 재보선이냐 내년 지방선거냐, 입각이냐’ 정도로 관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노리고 있는 ‘대구동을’ 쪽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구는 추 전의원의 고향이긴 하지만 한나라당 텃밭인데다 한나라당에서 홍사덕 전의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곳이라 추 전의원이 상대하기엔 벅찰 것이란 전망이 더 많다.

또 추 전의원이 국회 입성에 또다시 실패할 경우 재기의 기회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쉽사리 10월 재보선에는 나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추미애 전의원의 정치 재개의 시기와 관련, 민주당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민주당 안팎에서 “추미애가 서울시장 후보로 적격”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김민석 전의원이 내년 지방선거를 재기의 기회로 노리고 있긴 하지만, ‘정치적 상품성’을 놓고 볼 때 추 전의원이 낫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당내에서 서울시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분명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스타 정치인’이 없기 때문에 ‘추미애 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서울시장이 제격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면서도 “하지만 이에 대해 당과의 교감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 전의원의 전격 입각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현실정치에 대해 말을 아끼던 추 전의원은 지난 8월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현실정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그 전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노 대통령에 대해 ‘배신정치’ 운운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추 전의원은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크게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임기 전반부에는 개혁이란 이름으로 통합을 희생시키고, 지금은 통합이란 이름으로 개혁을 희생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면서 연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점 등을 미뤄볼 때 입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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