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성매매 업소
▲ 경찰이 현장에서 발견한 튜브방 전단지. 이 업소는 그동안 두 개의 업소명칭을 사용, 불법 영업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
탕방에서 여종업원과 함께 ‘부비부비 플레이’ 인기
유사성행위는 물론 성관계까지 한곳에서 일사천리
끊이지 않고 있는 신·변종 성매매 업소의 진화. 그 끝은 어디일까. 최근 경찰에 잇따라 적발되고 있는 성매매 업소를 보면 이 같은 질문이 절로 나올 법도 하다. 아니, 오히려 이 같은 질문이 지금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진부할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경찰 단속에서 드러나고 있는 신·변종 성매매 업소는 이런 질문을 또 다시 유발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4월 19일 서울 전 지역에 걸쳐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을 실시해 총 28개 성매매 업소를 적발, 업주와 여종업원 등 관계자 115명을 입건해 조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에 대거 적발된 성매매 업소들 가운데 충격을 주고 있는 또 다른 신·변종 성매매 업소는 어떠한 특징을 보이고 있을까. 그 실체를 살펴봤다.
지난 4월 16일과 17일 양일 간에 걸쳐 진행된 경찰의 합동 테마·교차 단속. 새벽 시간대를 중심으로 성매매 업소를 단속한 경찰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A 스포츠 마사지의 불법 성매매 영업을 적발했다.
업소명칭 두 개 사용
180㎡(약 54평)의 공간에 욕조시설이 마련된 탕방 10개가 설치돼 있던 이 업소에 종사했던 여종업원은 총 5명. 모두 마사지와는 거리가 먼 유사성행위와 성매매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소는 외부에서 볼 때는 스포츠 마사지라는 그럴듯한 간판을 달아 마치 건전한 마사지 업소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이 업소의 전단지에는 ‘튜브방’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신종 성매매 영업을 적극적으로 홍보, 많은 남성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 적발된 튜브방은 대표적 유사성행위 장소로 널리 알려진 속칭 ‘대딸방’과 함께 과거 일본 소프랜드(여성이 남성과 함께 목욕탕에 들어가 목욕을 시켜주고 성매매까지 할 수 있는 업소)를 모방한 성매매 영업으로 한 때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켰던 ‘터키탕’을 합쳐 놓은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욕조시설이 마련된 장소라는 점과 여종업원이 남성을 목욕 시켜주는 것이 주된 점이 아니라는 점은 일반적인 대딸방, 터키탕과 다르다.
‘일본식 튜브’를 강조하고 있는 이 업소는 탕방에서 남성손님과 여종업원이 함께 몸을 비비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각형의 큰 튜브 위에서 여종업원은 남녀간 성관계에 쓰이는 러브젤을 남성의 몸에 바른 뒤 이후 남성의 온몸을 따라 서서히 비비는 것.
이렇게 튜브 위에서 진행되는 일명 ‘부비부비 플레이’는 기존 유사성행위 업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체험으로 이 업소의 독특한 전략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이 업소는 주변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손님의 선택에 따라 온몸을 비비는 이런 플레이가 재미있으면 계속 할 수도 있으며 유사성행위를 할 수도 있고 비용을 더 지불해 성관계도 할 수 있다. 유사성행위와 성관계 역시 장소를 따로 옮기지 않고 탕방에서 진행된다. 이 업소는 이 같은 모든 행위를 한 곳에서 가능하게 만들었다.
경찰은 그동안 자유업으로 분류돼 신고나 허가 없이 운영되고 있던 스포츠 마사지, 휴게텔 등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A 스포츠 마사지를 적발, 업주와 관련 종사자 등을 전원 검거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이 업소 종사자들을 상대로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여종업원들 중 한 명은 미성년자인 B 양(18)으로 이 업소에서 상당기간 종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관계자는 “업주의 청소년 성매매 알선 혐의가 드러나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며 “업소 여종업원들을 상대로 업주의 청소년 고용이 더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사한 업소들을 중심으로 이런 신종 성매매 업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단속과 함께 다양한 루트를 통해 신종 성매매 업소에 대한 첩보도 입수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단속에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함께 이번 경찰 단속에 적발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C 유흥주점은 연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형 풀살롱으로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여종업원 100여명을 고용, 성매매 알선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상 4층, 2,640㎡(약 798평)에 이르는 공간을 전부 룸살롱으로 꾸민 이 업소의 성매매 영업의 특징은 소위 2차를 위한 모텔을 따로 두고 있었다는 점. 각층에 마련된 32개의 룸에서 여종업원과 함께 술을 마신 남성손님은 이들이 2차를 위해 준비한 48개의 모텔 객실을 이용, 성관계를 가졌다.
이색체험으로 큰 인기
경찰조사에서 이 업소는 유흥업 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 없이 건물 내부 전체를 불법으로 개조, 지난 1년 동안 경찰의 단속을 피해가며 이 같은 성매매 영업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C 유흥주점 업주 D 씨(43)를 포함, 여종업원 22명이 경찰에 검거, 업소의 불법 영업에 관련된 사항을 중심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경찰은 앞으로도 이런 업소가 밀집돼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단속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현재 상설단속반과 경찰서 자체 단속인력 등 총 650명을 동원해 집중 단속을 하고 있는데 특히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속속 적발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번 단속을 통해 대규모 기업형 변종 성매매 업소를 뿌리뽑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유흥업소 종사자도 투잡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유흥업소 역시 이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유흥업소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유흥업소 종사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이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투잡을 하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늘고 있다.
모 유흥업소 관계자는 “최근 사장이 직접 나서 직원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하며 당분간 월급을 절반으로 삭감하자고 제안을 했다”며 “일부 직원들이 동요하는 등 갈등의 요소가 없지 않지만 워낙 경기가 좋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투잡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시간이 되면 무조건 다른 일을 통해서라도 돈을 벌려고 하는 모습이 쉽게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나 같이 인센티브로 먹고사는 사람은 지금 같은 상황이 너무 야속하다”며 말한 뒤 “지난달에 겨우 2만5,000원을 벌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또 “지난해부터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 만족할 만한 수입은 아니다”며 “정말이지 쓰리잡이라도 해야할 판이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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