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노인 연쇄 교통사고


 

▲ 충남 서천지역 일대에서 발생된 잇따른 노인 교통사고가 수상한 점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피의자 김모 씨를 긴급체포. 김 씨의 의도적인 교통사고를 집중 수사하는 한편, 김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부분과 관련없음.

잇따른 교통사고로 가해자 억대 보험금 챙겨
경찰 “의도적 사고” 긴급체포, 가해자 “실수”

우연한 사고일까. 치밀한 계획이 만들어낸 범죄일까. 1년여 기간에 걸쳐 충남지역에서 잇따라 발생된 교통사고가 발생, 이로 인해 노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지역은 한적한 시골로 이번처럼 잇따른 대형 교통사고는 매우 드문 현상. 이에 이번 교통사고를 단순하게 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사고를 낸 운전자는 각기 다른 인물이 아닌 김모 씨(48)라는 동일 인물이었다는 점도 이번 교통사고를 단순하게 넘길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4월 13일 이 같은 교통사고를 낸 혐의(살인 등)로 그를 긴급체포, 조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시골에서 발생된 노인들의 잇따른 교통사고. 단순한 교통사고로 보기에는 많은 의문점이 발견되고 있는 이번 사건을 살펴봤다.

지난해 3월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골목길. 이곳에서 김모 씨(72)와 소형 승용차와의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피해자 김 씨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한적한 도로에서의 사고

김 씨는 좁은 골목길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운전을 하다가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피해자 가족에게 “급하게 가고 있어 미처 (피해자 김 씨를) 보지 못했다”며 “순간적인 실수로 인한 사고였다”고 선처한 뒤 합의를 종용했다. 하지만 당시 사고가 발생된 지점은 특별히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만한 장매물도 없었다. 또 시간도 오전이어서 지나가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큰 사고가 발생될 환경도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한 교통사고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는 구석도 많았던 교통사고. 김 씨와 피해자 가족과의 합의로 인해 일단락 됐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지금도 사고가 날 장소가 아닌 지역에서의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렇게 6개월의 시간이 지난 후 비슷한 사고가 또 다시 발생됐다. 사고가 발생된 지점은 역시 같은 지역에 위치한 도로. 이 도로를 따라 길을 걷던 박모 씨(66)는 갑작스럽게 뒤에서 오던 승용차에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박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가 발생된 도로는 약 2km정도 곧게 뻗어 있고 차량들이 이동이 많지 않은 곳. 여기에 박 씨와 부딪힌 승용차는 박 씨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었던 것.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김 씨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는 정황을 포착,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던 노인을 치어 그대로 숨지게 한 부분에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을 집중 추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씨는 단순한 실수였을 뿐이라고 강조, 경찰의 주장을 일축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서천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사고가 발생된 도로는 지나가는 차량들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하다”며 “또 급커브 길도 아니고 사람의 형상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곳인데 피의자는 (피해자 박 씨를) 보지 못했다며 고의가 아닌 사고라고 계속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사람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했다는 부분에서는 좀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근래에 매우 보기 드문 교통사고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경찰은 김 씨가 이를 통해 거액의 보험금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 그를 긴급체포 했다. 최근 경찰조사에는 김 씨가 지난 2007년 5월에도 서천 인근지역에서 이와 비슷한 교통사고를 내 김모 씨(74)를 숨지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 역시 당시 경찰이 김 씨의 고의성 여부를 의심해 수사를 했었지만 김 씨와 피해자 가족과의 합의로 마무리 됐다.

특이한 점은 김 씨가 사고를 내고도 보험금을 받은 점. 경찰은 김 씨가 노인들을 상대로 사고를 낸 교통사고에서 총 1억 2,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는 점에 의문을 품고 김 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속도 줄이지 않아

경찰관계자는 “사고가 발생되기 전 이미 여러 개의 운전자 보험을 들었는데 이를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고를 낸 가해자가 됐을 경우를 대비한 형사보험금을 중복 수령한 점과 교통사고가 발생되기 힘든 지역에서 반복적인 사고가 발생된 점 등 의도적인 교통사고를 낸 정황이 충분히 포착되고 있어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렇게 세 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받았지만 피해자들과의 합의에는 고작 2,100만원을 쓰고 이로 인해 형사처벌은 면했던 것으로도 밝혀졌다.

경찰은 당시 교통사고 수사기록 등을 종합해 그의 고의성 여부를 집중 추궁하는 등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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