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마약제조 사건


 

▲ 경기도 오산시 궐동에 위치한 모 오피스텔에서 발견한 대마화분들. 방안에는 햇빛역할을 하는 조명시설과 함께 양쪽에는 통풍이 잘 되도록 선풍기까지 동원, 피의자들이 정문적인 대마 재밸기술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송파경찰서 제공)

전문재배 기술 습득 후 지인에게 공급, 3000만원 챙겨
모델, 유흥업 종사자, 영어강사 등 흡연자 신분도 다양

대마씨를 외국에서 몰래 들여와 집에서 기른 뒤 국내에 대량으로 유통시키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단순하게 인터넷을 보고 배운 이들의 대마 재배 실력은 매우 뛰어났던 것으로 드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사이트 단속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4월 14일 대마초를 길러 흡연,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로 김모 씨(25)와 유명 영어학원 강사 임모 씨(26) 등 3명을 구속, 중간판매책과 대마 흡연자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을 이용한 일반인들의 대마재배 및 유통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는 이번 사건의 전모를 알아봤다.

지난 3월 18일 오전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모 오피스텔. 경찰은 이곳에서 대량의 대마가 재배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현장에서 대마를 기르고 있던 김 씨와 임 씨를 검거했다. 49.5㎡(약 15평) 정도의 작은 방에서 발견된 것은 대마가 심어져 있는 크고 작은 화분들. 김 씨와 임 씨는 작은 방에서 늘 대마를 보며 살아왔던 것이다.

대마화분으로 가득한 방

이번 사건을 담당한 서울 송파경찰서 마약수사팀 서정두 팀장은 “방 좌측에는 대마초를 화분에 재배하고 있었고 우측에서는 이를 말린 대마초가 상당수 발견되는 등 온통 대마를 심은 화분만이 있었다”며 “방안에서는 햇빛 역할을 하는 조명시설과 열 분배를 위한 반사판, 선풍기 등의 시설을 갖추고 대마를 기르고 있었는데 여기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온도계를 화분에 놓고 외부로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환풍기 등을 장착, 매우 전문적으로 대마를 기르고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대마 32그루(1억 7,000만원 상당)와 함께 대마초 약 1kg(약 3,000명 흡연가능), 대마를 재배하기 위한 장비 등을 압수, 이후 김 씨와 임 씨의 진술을 토대로 공범 유모 씨(24)와 장모 씨(24) 등을 검거, 지난 4월 11일까지 관련자 20명을 잇따라 붙잡았다.

경찰조사에서 놀랍게도 이들의 대마 재배는 인터넷을 이용해 습득했다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9월 우연한 기회에 모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 ‘삼마을’을 통해 대마 재배기술을 배운 이들은 이를 통해 영국산 대마씨 35개를 국제우편으로 구입, 이를 화분에 심어 길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마를 재배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부분 임 씨의 수입으로 마련됐다.

경찰은 일반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대마를 재배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피의자들은 인터넷을 보고 그대로 따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당시 이들이 본 인터넷에서는 대마씨 구입에서부터 이를 재배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나와 누구나 쉽게 대마를 기를 수 있었다고 진술해 비용이 드는 문제를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렇게 해서 기른 대마는 이후 같은 해 11월 재배에 성공하기에 이르고 김 씨와 임 씨는 지속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했다. 특히 임 씨는 재배한 대마를 영어강사 장모 씨(24)와 대학생 장모 (23)씨에게 공급, 이들을 통해 재배한 대마초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에 이른다.

임 씨에게 대마를 공급받은 이들은 지인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린 뒤 조금씩 흡연토록 한 뒤 이후 1g에 10만원을 받았다. 지인들에게 알선 받은 사람 역시 이 같은 수법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이들을 통해 대마초를 구입, 흡연해 검거된 피의자들 중에서는 홍익대 힙합동아리 회원들을 포함해 쇼핑몰 전문모델, 유학생, 유흥업 종사자, 군인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각계각층 애용

이런 수법으로 김 씨와 임 씨는 약 3,000만원 정도의 금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이 챙긴 실제금액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팀장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범인들이 있기에 이들을 모두 검거해 조사를 해야 더욱 구체적인 사항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검거되지 이들을 검거해 조사하면 흡연자와 대마를 재배한 피의자들이 챙긴 금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흡연자 윤모 씨(21) 등 군인 4명을 헌병대로 이첩하는 한편, 김 씨와 임 씨의 진술을 토대로 관련 사이트를 추적, 대마재배 기술을 제공한 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와 함께 나이지리아에 체류중인 30대 중반의 판매책, 미국에서 유학중인 조모 씨(20) 등 4명의 유학생 검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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