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빅카드'... 김정일 면담 극비 프로젝트


 

▲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 내 "통일 대안세력"의 이미지를 키위기 위해 김정일 면담이라는 "반전 카드"를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발걸음이 북을 향하고 있다. ‘CEO 도지사’ 이미지에서 ‘통일전도사’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손 지사 주변에서는 ‘햇볕정책 계승자’로 변신중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의 통일 행보는 여러모로 눈에 띤다.

통일과 관련 한나라당 ‘빅4’ 가운데 가장 앞서가는 인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으로 내비친다. 6자 회담이나 북핵문제 등 한반도 정세가 국제사회의 이슈로 부상한 데 따른 나름의 ‘카드’를 마련하는 중이라는 해석이다.

손 지사는 현재 진행중인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북한과의 교류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 지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반전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대권을 향한 전지작업으로 손 지사가 선택한 통일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손 지사는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후보군에서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뒤쳐져 있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이 상태로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손학규 캠프’의 마음을 바쁘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 지사가 ‘통일 카드’를 야심차게 빼내 들었다.

한나라당의 경우 태생상 북한과 긴밀한 조우관계를 맺기가 불편하다. 정치인 개개인의 대북 활동은 자유로운 분위기로 가고 있지만, 당 차원으로 움직이기엔 여전히 껄끄러운 측면이 많다.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들 역시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 지사가 ‘통일’ 쪽으로 한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경기도지사로서의 입장을 십분 활용해 통일 분야 리더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착수했다.

한나라당 내 ‘민주화세력’으로 구분되는 손 지사가 ‘빅4’ 가운데서 대북 관계에 가장 용이하게 뛰어들 수 있는 입장이란 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손 지사의 한 측근은 “(손 지사가)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대북 문제와 국제평화 문제에 적극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얼마 전까지 경색돼 있었던 대북 관계가 새롭게 물꼬가 터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손 지사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해서 당내 어느 누구보다 통일문제에서 앞서나가는 대안 인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손 지사가 대북 행보의 결정적인 계기를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손 지사 측 사람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서있진 않지만 경기도와 황해도의 협력을 발판으로 서서히 교류 사업을 확대하면서 손 지사가 김정일 위원장과의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 입장에서도 개성공단의 성공적인 활성화를 위해선 경기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김정일과의 만남이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공보실 관계자도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은 아니지만 매우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념적 성향으로 볼 때 손 지사는 한나라당 내에서 몇 안 되는 ‘개혁 중진’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통일 분야 진출이 용이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외자유치나 수도권 규제완화 등 경제분야에 주력했던 모습에서 임기 종반을 앞두고 통일분야에서 지도자 학습을 해야한다는 손 지사 주변의 강력한 조언도 그의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진행 중인 세계평화축전 대회장인 한 손 지사는 최근 젊은이들과 함께 최초로 금강산 도보행진을 하면서 통일에 대한 염원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 경기도는 8월 26일부터 시작된 개성공단 관광을 계기로 도 차원에서 북한과의 각종 사업적인 이벤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을 거점으로 경기도와 황해도가 전략적으로 손을 잡는 큰 그림까지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 지사 측은 “이같이 큰 상징성이 있는 사업의 기틀을 (손 지사의) 임기 중에 반드시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외자유치에 일가견이 있는 손 지사가 북한 개성공단 등에 외자를 유치하는 큰 선물을 가지고 김정일 위원장과 빅딜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빅딜의 내용은 바로 ‘면담’이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손 지사는 김정일과의 면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만한 선물을 받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손 지사가 여권의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통일수업’으로 대권 기반을 다지고 있는 데 맞대응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여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와 동일선상에 놓으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있다.

특히 손 지사가 추구하는 통일행보가 DJ(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정동영-손학규의 통일 경쟁이 정치권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손 지사 측 관계자는 “남북관계를 풀어 나가는 데에 있어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것이 손 지사의 뜻”이라며 “이번 평화축전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에서 불고 있는 ‘DJ 모시기’ 바람의 구체적인 실천을 햇볕정책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상,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반면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빅3’로 거론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러다간 영영 ‘빅2’를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손 지사 진영에서는 “대선이 2년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속단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만의 색깔과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최근 들어 ‘손학규만의 색깔’을 강조하고 있다. 손학규의 색깔은 과연 무엇일까?

수도권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인 ‘행정도시특별법’에 대해 손 지사는 여야 합의로 입법화 된 것이란 점을 내세우며 존중하자는 입장이다.

‘절대 반대’ 입장인 이명박 시장과는 선을 긋고 있는 반면 박 대표와는 통하는 대목이다.
개헌논의와 관련 ‘내각제 개헌 및 정·부통령제’를 반대하고 있다. 현재의 대통령제를 고수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통령제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은 지역적인 파벌주의에서는 정치적인 안정을 해치는 독소가 있다는 게 손 지사의 지론이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은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외자유치·일자리 창출·규제 완화 등은 손 지사가 줄기차게 내세우는 것들이다. 손 지사는 지난 임기 동안 자신을 ‘CEO 도지사’로 이미지화 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대목에서는 박 대표를 단연 앞서면서 CEO출신 이 시장과 경쟁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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