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값이 5만원?

"성매매 특별법"으로 집창촌이 위기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이 일명 "고속도로 커피아줌마"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사회 흐름은 윤락여성의 대이동을 가져왔다. 집창촌, 룸살롱, 방석집에서 일하다 정년퇴직(?)한 여성들이 그나마 장사가 되는 고속도로로 몰리기 시작한 것.

"몸타기"는 기본이고 소위 말하는 "써니텐"에서부터 "쭈쭈바"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피아줌마는 5만원이라는 저렴한 이용료(?)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상태다. 이런 형태의 불법 성매매는 8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모았고, 어느새 또 하나의 서민형 유흥문화로 자리 잡았다.

과연 이 여성들은 어떤 미끼로 손님들을 낚고,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현지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느낌을 전달한다.


용인시 기흥읍 신갈 5거리에 위치한 영동고속도로 버스정류장.
그곳엔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보다 손님을 받기(?) 위해 서성이는 여성들로 북적인다. 승객을 가장한 여성들을 구분 짓기란 의외로 간단하다.

일명 ‘커피아줌마’로 통하는 그들은 차림새에서부터 예사롭지 않다. 니쿠사쿠(그녀들은 작은 배낭을 ‘니쿠사쿠’라 한다)와 작은 손가방, 커피보온기, 돗자리 등을 항상 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20대 이혼녀 김씨

영동고속도로 신갈버스정류장 ‘커피 아줌마’들은 1997년부터 화물운송업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으며, 속칭 써니텐(손을 이용해 남성에게 성적 만족감을 주는 행위) 2만원, 쭈쭈바(써니텐과 비슷하나 손대신 입을 사용한다) 3만원, 연예(성관계) 5만원으로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커피 아줌마들의 주 활동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새벽 2∼3시 까지며, 하루 수입이 20만∼30만원 선이다.
지난 8월 22일 늦은 12시 30분. 문제의 영동고속도로 갓길엔 불법 주차된 화물차량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여성이 “커피 한잔에 1,000원인데 한 잔만 사주세요”라며 창문을 두들겼다.

짧은 청치마 차림의 김지선(가명·26)씨는 “평택 쌈리 집창촌에서 일하다가 결혼과 동시에 이 일에서 손을 땠다.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남편과 이혼하면서 다시 이 일을 하게 됐다”며 “공칠 때(수입이 없을 때)도 있지만 꾸준히 5∼6탕(성관계 횟수)은 뛰는 편이라 수입이 짭짤하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커피 아줌마들은 신갈버스정류장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갓길에 세워진 차량이 보이면 “커피 한잔만 사달라”고 접근한 후 “서비스 잘 해줄 테니 5만원에 연예 한번하자”고 운전자를 꼬드긴다.
김씨는 “요즘은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 먼저 가격흥정을 해오기도 한다”며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매출이 예전보다 많이 올랐다”고 귀띔했다.

상·하행선에 따라 커피아줌마들의 연령도 천차만별이다. 김씨에 따르면 30·40대 초반 윤락녀들은 상행선에서, 40대 후반에서 50대 여성들은 하행선에서 영업한다.
김씨는 “젊은 시절 집창촌, 룸살롱, 방석집에서 일하다가 쫓겨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윤락녀 중에는 아줌마들 외 트랜스젠더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에 대해 그녀는 “소문으로는 위에(가슴) 수술은 했는데 아래 수술을 못해서 이 짓을 시작했다고 들었다”며 “이 곳에 트랜스젠더가 있다는 얘길 듣고 일부로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유 있는 준비물

버스를 타기 위한 승객과 ‘커피 아줌마’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김씨는 “언뜻 보면 버스를 기다리는 손님으로 보이지만 작은 배낭에 손가방, 커피보온기, 돗자리를 가지고 다니는 여성은 100% 커피 아줌마다”고 단언했다.
그녀에 따르면 1∼2년 전 만해도 커피 아줌마들은 배낭 대신 바구니를 들고 다녀 버스 승객과 구별하기 쉬웠다. 하지만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바구니 대신 배낭으로 대처했다는 후문이다.

가방 안을 살펴 볼 수 있냐고 하자 “봐 봤자 별거 없다”며 “작은 배낭에는 물과 증거품(사용한 콘돔)을 넣고, 손가방엔 새 콘돔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배낭 안에 들어있는 물의 용도에 대해 김씨는 “이곳은 보다시피 씻을 곳이 마땅치 않다”며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긴 하지만 하루에 5∼6번씩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씻을 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곳에도 나름대로의 규율이 있다. 처음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 윤락녀는 자릿세를 내야한다는 것.
이에 대해 김씨는 “인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면서 “다른 사람한테 들은 얘긴데 예전엔 깡패를 동원해서 자리 싸움을 할 만큼 텃새가 심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단속 할 테면 해봐!

김씨에 따르면 커피아줌마들은 성관계를 가질 땐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 타액이 남지 않도록 조심한다.
또, 사용한 콘돔은 배낭에 넣어 집으로 가져가는 등 증거품을 없애기 때문에 단속이 뜨더라도 물증이 없어 곧 풀려나고 만다.

단속에 걸린 윤락녀들도 있냐는 질문에 김씨는 “이곳에서 일한 지 2년 정도 됐는데 단속에 걸린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언론에서 떠들어대면 잠깐 하다가 만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우리가 부부인데 혼인신고를 안 했다고 우기면 경찰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지영 기자
blog.naver.com/pjy0925


“나는 한 사람 지정해 놓고 한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물건을 운송하나.
▲일반 공장화물을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 운송한다.

-이곳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나.
▲화물운송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곳 여성과 성관계를 가져봤을 것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많이 본 얼굴이다 싶으면 커피도 서비스로 주고….

-이곳에서 밤을 새고 들어가는 이유가 뭔가.
▲영동고속도로에 도착하는 시간이 대부분 새벽시간 대다. 어차피 서울 사무실에 들어간다고 해도 사람이 없어 물건을 내릴 수도 없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아 그냥 여기 갓길에 새워 놓고 자고 들어간다.

-성병 걱정은 없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나. 윤락녀들이 항상 콘돔을 제공하기 때문에 큰 염려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 나 같은 경우는 한 사람을 지정해 놓고 하기 때문에 별 걱정 안 한다.

-윤락녀가 모자라는 경우도 있나.
▲운송차량이 들어오는 시간대가 다 틀리기 때문에 모자라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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