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성매매 알선, 악몽 같은 40일


 

피로 쓴 ‘엽기 계약’ 맺고 강제 성매매
유인·감금 후 성매매 시킨 무서운 10대

10대 청소년들의 범행 수위가 성인 범죄를 뺨칠 정도로 막나가고 있다. 특히 방학시즌인 요즘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한 청소년들의 일탈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송파경찰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가출한 여자 후배를 모텔방에 가두고 성폭행한 뒤 원조교제를 강요한 무서운 10대 비행청소년 김모(18·무직)군 등 3명을 성매매 알선 및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김군은 어린 나이에 전과 6범이라는 무거운 꼬리표를 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 일당은 지난 6월 초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B ‘가출방’에서 알게된 김모(17·여)양에게 “가출한 친구들이 2명 더 있는데 같이 살자”며 경기도 부천의 A 모텔로 유인했다. 가출한 뒤 오갈 곳이 없던 김양은 김군의 꼬임에 넘어갔고, 악몽과 같은 40일을 견뎌야 했다. 위험한 요즘 아이들의 실태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 6월 10일, 김군 일당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인 B ‘가출방’에서 김양을 처음 알게됐다. 김군 일당은 “우리가 지내는 곳에 방을 하나 얻어 줄 테니 같이 살자”며 김양을 꼬드겼다. 오갈 곳 없던 김양은 김군 일당이 머물고 있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에 소재한 A모텔로 향했다.

김군 일당은 만남 후 사흘 간은 김양에게 밥과 술을 사주며 친절히 대했다. 이후 김양이 경계심을 완전히 풀자 김군 일당들은 예의 어두운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성매매 알선

김군은 “밥값과 유흥비로 돈을 다 써서 이젠 한 푼도 없다”며 “원조교제로 돈을 마련하자”고 김양을 설득했다.

김양은 이제껏 자신에게 친절히 대해준 김군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김양은 “그럼 딱 한번만 하자”며 김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김군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부천역에서 조건만남 가지실 분”이라는 제목의 방을 개설했다.

쉽게 돈을 번 김군 일당은 욕심이 생겼다. 이에 김군은 “원조교제로 돈을 벌어 넷이 공평하게 나누자”고 김양에게 제안했다. 김양 역시 옷과 생활필수품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김군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집단 성폭행

7월 중순경, 김양은 “더이상 원조교제를 하고 싶지 않다”며 “이젠 그만 하겠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기고 모텔을 뛰쳐나왔다. 하지만 부천 지리를 잘 모르고 있는 김양은 곧 김군 일행에 붙잡히고 말았다. 김군 일당은 이제껏 먹여주고 재워 줬는데 쪽지 한 장만 남긴 채 도망친 김양이 괘씸했다.

그 날 밤, 새벽 2시경 김군 일당은 김양이 혼자 자고 있는 방으로 몰래 들어가 반항하는 김양을 집단 성폭행 했다. 이 과정에서 김군 일당은 김양에게 ▲도망치지 않는다 ▲말을 잘 듣겠다 ▲원조교제로 받은 대가는 넷이 공평하게 나누겠다는 내용이 적힌 계약서에 피로 지장을 찍도록 강요했다.

김군 일당은 ‘말을 듣지 않는다’며 깨진 소주병으로 김양의 손목을 5회 가량 긋는가 하면, ‘핸드폰 요금이 필요하다’며 생리기간인 김양에게 조건 만남을 강요하는 등 그들의 폭행은 날로 심각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을 상대로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모텔가 주변에서 1회에 10만∼20만원을 받고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평균 하루에 7만5000원 가량 나눠 가졌으며, 40일 동안 600만원 상당의 수입을 올렸다. 하루 2∼3번 성관계를 맺은 셈이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여성청소년계 이세환 형사는 “B 채팅사이트는 실명제가 돼있지 않아 주민등록번호 생성기로도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출 청소년들이 유흥비와 숙박비를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청소년 종합 지원 센터 정미혜 소장은 “가출을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정의 불화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이러할 경우 재가출을 시도하게 되고 급기야는 습관적인 가출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이어 “우리 어른들은 가출청소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을 잡아주기 위해선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blog.naver.com/pjy0925



담당형사 미니 인터뷰여성청소년계 이세환 형사
탈선 예방 방안 찾아라

-김군 일당을 검거하게된 경위.
▲학원폭력 및 성매매 특별 단속 기간인 지난 8월 18일 ‘10대 소녀 한 명이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조건 만남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정보를 입수했다. 김군 일행의 주거 지역인 부천역 부근 모텔과 PC방, 찜질방 등을 중심으로 탐문 수색을 벌인 결과 한 PC방에서 이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

-성매매가 특정 사이트를 통해 많이 이뤄지는데.
▲인터넷 채팅사이트인 B는 청소년방과 성인방이 따로 분리돼 있긴 하지만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방도 있어 청소년들이 성인에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가출로 인해 자금이 필요한 학생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실명제로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주민등록번호 생성기로도 어린 학생들이 가입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인한 청소년 범죄가 없어지기 위해 개선돼야 할 점은.
▲인터넷상의 모든 사이트 가입시에 실명제를 실시하여 주민등록생성기로 생성된 주민번호는 가입을 차단해야 한다. 청소년의 인터넷 사이트 가입시는 부모동의서 등 가입절차에 제한을 둬 청소년의 탈선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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