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식 박사

인간사회에서 정치는 동서고금을 통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정치는 그 시대적 이슈를 잘 반영해야 하는 것이 또한 핵심이며 정치의 생명이다. 물론 우리 대한민국도 정치가 중요하며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 특히 선진정치가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정치개혁의 이슈는 국민적 관심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대한민국도 하루빨리 정치의 후진성을 극복하는 것이 지상과제와 같은 중요한 문제라 할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후진성은 국민의 대다수를 정치불신, 사회불신, 인간불신으로 전락시키고 있고 결국에는 정치를 외면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정치의 후진성은 부정과 부패를 만연하게 하여 사회의 정상적인 기능과 역할을 방해하고 사회자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것을 부패공화국이라고 말하는 국민들이 대다수라는 것에서 대한민국의 후진정치가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인지를 잘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정치후진성은 정치인들에게도 치명적인 것으로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정치적 역할을 수행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격적 모독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불신의 심각한 상황에서도 우리사회가 지닌 정치권력의 강력한 위력으로 인하여 정치권력을 가진 사람은 사회에서 자신이 원하고 추구하는 것을 이룰 가능성이 절대적이기에 정치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절대적인 정치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때문에 견제되고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견제와 균형이 안된 경우에 정치권력은 다양한 불법, 탈법적 오용과 남용에 연계되어 청탁, 뇌물 등 부정부패를 낳게 된다. 이는 결국 사회와 국가의 유지 및 발전에 심각한 위기가 되는 것이다. 제왕적 정치권력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 부패공화국의 불명예로 전락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정치권력 간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부패가 심한 사회일수록 그 사회의 거의 모든 공공산업 및 일반 사적 산업이 입법, 사법, 행정 등 정치권력과 연계되어 먹이사슬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먹이사슬에서 정치권력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모든 비리와 부정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정치권력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한 한국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대체로 돈, 권력, 인맥이라고 단언하는 사실에서도 먹이사슬로 연계된 정치권력의 실체를 잘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도 좋은 비유이다. 바로 비정상의 사회 그 중심에 잘못된 정치가 있고 그 잘못된 정치를 개혁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반세기를 넘게 계속되고 있으나 여전히 요원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정당에서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기사를 접했다.

필자를 비롯하여 국민들 대다수는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정치개혁이라는 사실이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015년 4.29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것을 계기로 선거참패에 대한 당내 책임문제가 제기되면서 지도부내에서 그리고 당원들 간에서 심각한 내홍이 전개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현 지도부가 당의 단결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내홍을 해결하려고 당의 혁신위를 출범시킨 것이다. 물론 정치개혁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지난 반세기 동안 계속되었던 중요한 정치이슈였으나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미완 그 자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가 이끌어낼 결과에 대해 정치학을 전공한 학자로서뿐만 아니라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관심이 매우 크다. 국내외적으로 이미 정당(정치적 이념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치권력을 획득하여 자신들이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를 세상에 구현하기 위해 만든 정치집단이나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선거에서 이겨서 자신들이 정치의 궁극적 목표를 세상에 실현하기 위해서인데 비상대책위원회나 혁신위원회 역시 마찬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선거에 패배한 지도부를 대신해 당의 위기상황을 수습하거나 다가오는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혁신위나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최근에 그 구성을 마치고 당내인사 5명과 외부인사 5명을 혁신위원으로 참여시켜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번 혁신위는 그 구성이 계파색이 옅고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형구성이라는 일부 평가도 있으나 2012년 18대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후보(당대표)를 지지했던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전의 혁신위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상 이번 혁신위가 4.29재보궐 선거 실패 이후 발생한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구성되었는데 여전히 계파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위의 위상과 역량이 활동 초반부터 무기력해질 가능성과 성공 또한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혁신위가 국민적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치개혁에 대한 확실한 혁신안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책무일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이 6번이나 구성했던 이전의 혁신위와 다른 차별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정치에 있어서 실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실리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대의명분이다. 필자는 주류와 비주류를 중심으로 복잡한 계파를 가지고 있는 당의 현실적 상황에서 당의 혁신위가 성공하려면 정치적 대의명분과 함께 그에 따른 실리, 그리고 이를 위한 합당한 형식과 절차, 그리고 내용이 담보되는 혁명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파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명분에 따라 단순한 당내 계파적 안배를 통해서는 결코 국민이 원하는 정치개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혁신위는 그 구성부터 정치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당내구성원이 참여해서는 안 된다. 또한 외부인사도 당내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과 연관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당과 전혀 관련성이 없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하며 혁신위가 결정한 정치개혁안에 그 어떤 당내의 영향력도 차단되어야 한다. 그리고 혁신위가 결정한 정치개혁안에 대해 전권이 부여되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전제가 되어야 정치개혁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위가 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있고 또한 그 성공도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정치개혁은 단순히 해당 정당만의 정치개혁이 될 수 없으며 국민적 공감대로 인하여 다른 정당에도 큰 영향을 주어 국가 및 사회적 차원에서 정치개혁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혁신위의 성공이 중요한 것이다.

필자는 이번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가 그 구성에서부터 그리고 앞으로 내놓을 개혁안에 따라 모든 당의 구성원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며 이러한 조짐이 이미 당내에서 나타났다. 만약에 혁신위가 내놓은 개혁안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리하여 당을 분열시키고 분당까지 이르는 심각한 상황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다고 하더라도 혁신위가 필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그 구성에서부터 과정, 정치개혁안 등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면 현재의 위기는 잘 극복될 것이며 나아가 후진적 정치의 개혁을 가능하게 만들 것으로 확신하기에 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가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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