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여고 강당에서 벌어진 성기노출 사건

경기도 수원 중부경찰서는 지난 7월 22일 대낮에 여학생들 앞에서 성기를 노출한 A 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 날 수원 B 여고 강당에 들어가 이 곳에서 뮤지컬 연습을 하고 있던 여학생들 앞에서 성기를 노출시키고 음란한 행위를 한 혐의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최근 고학력자가 저지르는 성범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 씨는 결혼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정상적인 가장이었다는 점. 부족함 없는 그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이번 사건의 전모를 알아봤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22일 오후 1시 30분경 B 여고 강당에서 벌어졌다. 이 학교는 A 씨가 경찰에 붙잡히기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2∼3차례 있었던 상습 범행 현장.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할 때마다 매번 불발로 끝이 난 곳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발을 하려고 이 지역에 차를 몰고 왔다가 갑자기 머리를 감고 싶어서 차를 세운 뒤 이 학교 수돗가로 향했다. 수돗가에서 도착해서 잠시 머리를 감으려고 할 때 멀리서 학생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고 A 씨는 다시 여학생들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A 씨가 도착한 곳은 이 학교 강당. 이 학교에 재학중인 C 양(17) 등 여학생 10여명이 주말을 이용해 이 곳에 모여 뮤지컬 연습을 하고 있었다. A 씨는 강당 근처에서 이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A 씨는 주위를 살핀 뒤 조용히 바지와 팬티를 벗고 뮤지컬 연습을 하는 여학생들에게로 걸어갔다. A 씨는 자신의 노출된 성기를 보고 무척 당황해하는 여학생들에게 더욱 가까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A 씨가 계속 접근해 오자 소리를 질렀고 강당 안에는 여학생들의 비명소리로 가득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이런 비명소리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여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접근했다. 여학생들은 비명소리와 함께 A 씨에게 더 이상 다가오질 말 것을 분명하게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이를 무시하고 조금씩 더 가까이 접근을 시도해 여학생들과의 간격이 1∼2m 정도까지 접근했다.

성기노출, 자위행위까지

A 씨는 자신의 성기노출로 인해 여학생들이 무척 놀랐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충격적이고 음란한 행위를 여학생들에게 보여줬다. A 씨는 자신의 성기를 만지며 발기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자위행위를 하는 등 여학생들에게 변태적인 행동을 무려 5분여 간에 걸쳐 계속 보여줬다.

A 씨가 또 다시 접근하려 하자 한 여학생이 더 이상 가까이 접근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고 이 말은 들은 A 씨가 다시 접근하려 시도하자 여학생은 경찰에 신고했다. 그 때 A 씨는 그 자리를 떠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여학생들을 상대로 범인의 인상착의 등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학생들의 말을 듣고 있을 때 학교 주변에서 A 씨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진 사람이 흰색 지프차를 몰고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한 여학생의 말에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경찰은 차량번호도 일부 밝혀진 상태에서 비슷한 차량 위주로 근처 골목을 순찰하다가 막다른 골목에 세워진 비슷한 차량을 발견했다. A 씨의 차량이었다.

아내와 한 달간 성관계 못 가져

경찰은 차량의 주인인 A 씨를 불러내 여학생들과의 확인을 요청했지만 A 씨가 거절하면서 이내 경찰과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결국 A 씨는 경찰과 함께 B 여고로 갔고 여학생들이 범인으로 지목하자 A 씨는 울먹이며 잘못했다고 경찰에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은 A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수원 중부경찰서 서문지구대 남기정 경사는 “범인은 180cm 이상의 큰 키를 가진 준수한 외모에 착하게 생겼다”며 “이 지역 명문고와 국내 명문대(K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L그룹)에 입사, 재직하고 있는 회사원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왜 그 곳에서 그런 짓을 했냐며 다그치자 A 씨는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경찰은 A 씨의 아내가 임신 2개월인 상태로 최근 한 달동안 성관계를 갖지 못해 미칠 것 같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진술했다고 밝혔으며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해 B 여고에서 발생한 그 전의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 부인했다.

이에 남 경사는 “일종의 성도착증(성적행동에서의 변태적인 이상한 습성)이 의심된다”면서 “개인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권유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경찰은 A 씨는 이번 사건으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지만 반복되면 구속될 수도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A 씨도 다시는 안 그럴 것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남 경사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을 상대로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마구잡이 식으로 자행되어지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행위자체도 큰 문제지만 반복되면 더 큰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미니인터뷰] / 바바리맨 검거한 수원 중부경찰서 서문지구대 형사
“옛날 같으면 구속감”

-당시 여학생들은 어떻게 대처했나.
▲범인이 바지를 벗고 가까이 접근하는 모습에 많이 놀라고 난리가 났다. 하지만 범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가까이 접근해 1∼2m 앞까지 접근해 자신의 성기를 발기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이것도 모자라 자위행위까지 보여줬다. 이 후 또 다시 접근하려 하자 한 여학생이 경찰에 신고한다고 말했지만 범인은 이를 무시했고 학생이 신고를 하는 모습을 보고 범인은 도망갔다.

-범인은 어떤 사람인가.
▲180cm 이상의 큰 키를 가진 준수한 외모에 명문대를 졸업해서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회사원이다. 결혼한 아내는 현재 임신 2개월로 범인과 함께 살고 있다. 정말 착하게 생겼다. 멀쩡한 녀석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 나도 강력반에 10년 넘게 근무한 사람이다. 옛날 같으면 구속감이다. 어디 할 때가 없어서 여학생들에게 그런 짓을 하는가. 내가 보기에는 일종의 성도착증이 의심된다. 정신과 진료를 한 번 권유하고 싶다.

-이번 사건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을 상대로 아무렇지 않게 마구잡이로 자행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범인도 다시는 안 그럴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하고 스스로 참을 수 없었다고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범인의 행위자체도 문제가 크지만 더 큰 것은 반복될 시 그것이 더 큰 범죄가 될 수 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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