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A 교수 45세 탈북학생 폭행 ‘진위공방’ 내막


 

상지대학교에서 또 다시 엉뚱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엔 ‘교수가 학생을 무참히 폭행했다, 그런 일 없다’의 진실공방이다.

교수로부터 맞은 학생이 탈북자인 점 때문에 문제는 더 꼬여가고 있다. 상지대는 김문기 전 이사장의 재단반환 소송을 제기했던 지난 1994년 이후 바람 잘 날 없었다.

지난 5월 17일 김 전 이사장의 대법원 승소로 학원 임시이사진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이 됐지만, 또 다시 뜬금 없는‘폭행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뉴라이트 강원청년연합은 지난 7월 18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상지대학교 탈북 학생인권유린 실태고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피해자 강영철 씨(45)도 참석, 상지대와 폭행 논란에 휩싸인 A 교수의 비도덕적인 실태를 공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강 씨의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런 일 없고, 오히려 학생이 교수를 폭행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폭행사건 진위공방의 내막을 추적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 강 씨와 뉴라이트 강원청년연합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사건의 전모는 다음과 같다.

이 학교의 한의과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강 씨는 지난 5월 18일 오후 2시 30분경 수업이 끝난 후 담당교수인 A 교수를 만나 중간고사 시험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A 교수가 제출한 시험문제에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강 씨와 A 교수는 시험문제의 오류부분을 두고 약 15분간 말이 오갔다. A 교수는 “원래 문제가 좀 틀릴 수 있다”면서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시험문제를) 틀리게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출한 시험문제의 오류를 시인했다.

강 씨는 “시험문제에 오류가 있으면 정답이 있을 수가 없지 않는가”라고 말했고, 이에 A 교수는 “국가고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차원에서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강 씨는 다음 날인 19일 오전 11시경 이 대학 한방병원 2층 피부과 진료실에 있는 A 교수를 찾아갔다. A 교수의 시험문제를 되짚어 확인한 결과 총 시험문제의 25%에 달하는 시험문제 5개에서 오류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 자리에서 강 씨는 A 교수가 제출한 시험문제의 오류부분을 지적했다. 하지만 A 교수는 오히려 “교과서가 틀린 것이다”고 말했다.

A 교수는 “교수가 잘못이 없으면 전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각서를 써줄 수 있는가”라며 강 씨에게 물었고 이에 강씨는 “교수님이 낸 시험문제에 잘못이 없다면 전적인 책임뿐만 아니라 나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1차 폭행과 폭언

이 같은 설전이 있은 지 20여분이 지난 후, A 교수는 “비상계단에서 바람이나 쏘이자”며 강 씨를 비상계단으로 불렀다. 그 자리에서 “거지같은 새끼가 북한에서 와서 교수한테 토를 다는가”라며 폭언을 했고 이어 강 씨의 목을 움켜잡고 1차 폭행을 가했다.

강 씨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있을 즈음 인근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폭행을 중지하고 A 교수는 “무슨 문제가 있다고 그래요”라고 말했다.

강 씨는 “아무리 교수라 해도 나보다 7∼8년은 아랜 것 같은데 나이를 운운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라고 온갖 점잔을 빼는 사람이 이게 무슨 짓이냐”고 말하자 A 교수는 “그럼 네가 나이를 먹은 값을 해”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말했다.

A 교수는 폭언을 퍼부은 후 방으로 향했고 강 씨도 A 교수를 뒤따라갔다. 강 씨는 “전문가의 사인을 받아오면 거기에 따른 책임을 지겠는가”라고 묻자 A 교수는 “내가 왜 책임을 지냐”고 말한 뒤 강 씨의 허리를 가격하고 대퇴부를 발로 걷어차는 2차 폭행을 가했다.

A 교수는 폭행을 가한 뒤 “북한에서 거지같은 새끼가 굴러와서 꽤 애를 먹이고 있다”는 폭언을 했다. 10분 뒤, A 교수는 이번 문제를 무마하려는 듯 “내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다”며 “그러나 품는 마음은 없으니 점심식사나 같이하면서 좋게 해결하자”고 말했다.

이에 강 씨는 A 교수를 따라 밖에서 함께 차를 타기 전 “이 문제는 원칙적으로 해결하자”고 말했고 A 교수는 강 씨와 함께 차를 탄 뒤 다시 강 씨의 목을 두 손으로 조르며 “너 새끼 죽여서 묻어 버릴 수도 있어”라고 위협했다. 또 A 교수는 차에서 전기충격기를 꺼내 강 씨를 위협한 뒤 재차 폭행을 가했다.

전기충격기 가동시켜 위협

강 씨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그 교수는 험상궂게 생긴데다 체격도 우람하고 90kg이 훨씬 넘을 것 같은 거대한 체구여서 진짜로 죽일 것 같았다”며 “차 문을 열려고 시도했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 교수는 조폭 같이 생겼으며 실제로 조폭 같은 말을 많이 한다”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런 말은 쉽게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강 씨를 차에서 내리라고 하면서 한방병원 1층 복도로 들어갔다. 강 씨는 서 교수를 따라 갔다. 서 교수는 1층 카운터에서 “학생이 퇴근을 방해한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좋게 해결하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강 씨는 학장을 만나 민원을 제기했지만 학장은 “○ 교수가 제출한 시험문제에 오류가 있다 해도 상관할 바 아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대해 뉴라이트 연합 측은 “학장과 교수의 야합의혹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그 후 지난 5월 25일 오후 2시 30분경. 강 씨는 한방대학 피부학과 강의실에서 잘못된 시험문제부분을 또 다시 지적하고 나섰다.

A 교수는 강 씨를 사람들이 많은 한의학관 2층 교학과로 데리고 가서 녹음기를 꺼내 놓으며 “중간시험 문제의 잘못을 말해봐라”고 말했다.

강 씨가 시험문제의 오류를 지적하자 A 교수는 아니라고 답했다. 강 씨는 “백혈구의 구조가 몇 가지로 구성됐는가”라고 물었고 A 교수는 답변을 하지 않자 “이런 초보적인 것도 모르고 백혈구에 관한 문제를 출제했으니 엉터리 문제가 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A 교수는 강 씨를 교수실로 불러들인 후 또 다시 강 씨에게 폭행을 가했다.

“흰 것도 검다면 검은 것이야”

A 교수는 주먹으로 명치를 가격하고 발로 강 씨의 성기를 걷어차 강 씨를 쓰러뜨렸다. 또 강 씨의 머리를 발로 내리 찍으면서 “이 새끼 억울하면 네가 교수해”라는 폭언에 “네가 북한에서 의사지 여기서도 의사인줄 아냐”고 말했다. 또 “내가 흰 것도 검다면 검은 것이야”라는 비상식적인 말도 했다는 것.

강 씨는 “당시 이 사건을 목격한 학생이 있다”고 말했지만 “목격한 학생은 학교의 압력으로 인해 참석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씨는 수 차례에 걸쳐 A 교수로부터 폭행을 당한 이후 허리가 아파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흉추 8∼9번 골절 등으로 3개월의 진단서를 발부 받아 한 달 가량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를 지게 됐다.

강 씨는 마지막으로 총장실을 찾아갔다. 하지만 오히려 경비원에 의해 총장실 입구에서 끌려 나오는 수모를 겪었다.

강 씨는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총장까지 그렇게 빨리 나가라고 할 줄 몰랐다”며 학교 측의 무성의를 질타했다. 강 씨는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손수건으로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강 씨는 A 교수에게 당한 폭행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기말시험을 보지 못했다. A 교수는 강 씨에게 F학점을 줬고, 이 때문에 강 씨는 1년 유급처리 됐다.

뉴라이트연합 측은 기자회견에서 “준법정신과 도덕성이 결여된 학교에서 강 씨에게 학칙에 따라 학점을 줄리 만무하다”면서 “나아가 대학 측은 강 씨가 ○ 교수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누명을 씌워 오히려 강 씨를 퇴학시키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고 했다.

강 씨는 지난 11일, 원주경찰서에 A 교수를 상습폭행과 납치와 감금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평성의대 졸업한 한의사 출신

강 씨는 평양에서 태어나 북한의 평성의대를 졸업한 한의사 출신의 탈북자다. 지난 2002년 한국으로 입국했다.

가족으로 부인과 두 아들이 있고 큰아들은 현재 북한에 있다. 북한군 복무 당시 권총 오발로 인해 옆구리를 맞아 신경장애 판정을 받은 지체장애 5급의 장애인이며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 그는 이번 사건으로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을 했지만 입원비 부담으로 인해 한달 입원하고 퇴원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주관한 뉴라이트 강원청년연합 관계자는 “수많은 탈북민은 탈북민정착제도로 인해 현재 잘 적응을 하고 있지만 유독 상지대에서만 이런 일이 있는 지 흥분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시민네트워크 박영진 대표는 “이번에 발생한 부당한 사례에 대해 가슴을 저리며 눈물을 머금게 한다”면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한의사로 인생의 입지를 굳히려 하는 학생을 폭행한 교수는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인터뷰 / 폭행 당한 45세 탈북 한의대생 강영철 씨

-입원 중 문제의 교수와 대화는 있었나.
▲교수와는 없었고 조교를 통해서 교수의 입장을 전해 들었다. 기말고사 시험을 보지 않았으니 학점을 줄 수 없겠다는 내용이었다.

-치료비는 누가 부담하나.
▲내가 부담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폭행 당한 후 허리가 너무 아파 원주의료병원에 갔다. 의사는 흉추염좌라며 입원을 권유했지만 돈이 없어 입원을 할 수 없었다.

-교수가 무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말하기 뭐하지만 정말 한심하다. 가장 기초적인 문제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교재도 검증되지 않은 중국의 이름 없는 교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도 교수의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나.
▲그렇다. 하지만 학점에 대한 불이익이 무서워 누구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시험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것인데 폭행과 폭언도 모자라 학칙을 어겨가며 학점을 주지 않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에서 받은 자격증은 인정됐나.
▲그 동안 인정을 못 받았다가 지난 5월 19일에 인정받았다. 하지만 서류상의 문제로 국정원에 자격정정요청을 한 상태다. 인정을 받으면 시험 볼 자격을 준다고 했다.

-학교징계위 재적처리 가능성은
▲학교 측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은 없지만 재적된다는 학생들 소문이 있다. 그 부분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철>




인터뷰 / 상지대학교 이용범 한의과대학장

상지대 교수의 탈북 학생 폭행사건과 관련, 학교 측의 입장은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 측과 완전히 달랐다. 학교 측은 강 씨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A 교수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한승엽 입학홍보처장은 “교수가 학생을 폭행한 적은 없으며 오히려 학생이 교수를 폭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 교수와 학장에게 직접 들은 말을 전했다.

이용범 한의과대학장은 2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학생이 교수와 중간고사 시험문제에 관해 말이 오갔고 학생이 교수에게 심한 욕설을 하면서 교수의 가슴을 2∼3차례 밀쳤다”고 말했다.

또 “교수가 퇴근을 하려 하자 이를 방해했다”며 “학생이 뒷좌석에서 교수가 운전을 못할 정도로 심하게 방해를 했으며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이 학생을 제재한 상태에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중간고사 시험문제 오류와 관련해서는 “학생이 전화통화를 해서 직접 만났다”며 “학생에게 백지를 주고 오류였던 시험문제를 기록하게 했다”면서 “자체적으로 시험문제를 학장과 교수, 3학년 다른 학생들과 함께 충분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검토 결과 “한 문제는 학생의 말대로 오류였지만 나머지 네 문제는 애매한 부분이 있어 교수의 판단이 있어야 할 부분이었다”며 강 씨가 지적한 다른 네 문제에 대해서는 오류가 없음을 분명하게 전했다. 또 “오류가 난 그 한 문제도 학생이 틀린 답을 적었다”며 “성적 정정은 없다”고 했다.

강 씨의 재적처리에 대해서는 “‘학생의 폭언과 폭행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교수의 말을 전하면서 교수가 징계위에 요청했다”며 “1차 징계위 결과 학생의 언행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학생의 주변현황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고 그 외 다른 부분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다”며 “아직 징계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 학장은 “추후에 2차 징계위를 열 것이며 아직 준비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학장은 “강 씨의 후견인이 있다”며 “인천에 살고 있는 모 신부님인데 그와 상의한 뒤 징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현재 만나지는 못했다”고 했다.

학점에 관해서는 “지난 6월 18일 추가 재시험을 보라고 연락을 했지만 학생이 거부했다”며 “삼시까지 볼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이 학장은 “담당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환자가 시험을 볼 학생인지를 몰랐다”고 말했다. 또 “부천 대성병원의 진단서는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나올 수도 있다”는 담당의사의 말도 함께 전했다.

또 ‘7월 18일 기자회견 때 학생이 입원한 병원에 전화를 걸어 폭행해서 다친 것이 맞느냐’란 질문에 담당의사는 ‘그런 진술은 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며 강 씨가 낙제를 받은 배경을 설명했다.

A 교수의 입장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그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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