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미끼로 거액 갈취 시도한 꽃뱀 일당 검거

-꽃뱀 일당 범행 타깃 된 남편…경제권 쥔 부인 덕에 위기 모면
-35세 꽃뱀, 소 상인 A 씨 술에 약 타 먹여 재운 뒤, 강간 주장

무려 7명이나 되는 꽃뱀 일당이 사기행각을 벌이다 실패한 일이 있었다. 최근 영주경찰서는 재산이 많은 소(牛) 상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 성관계를 맺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꽃뱀 일당을 검거했다. 범인들은 성관계를 맺은 것처럼 위장한 후 강간당했다며 피해자를 협박했다. 피의자들은 그 후 이를 미끼로 피해자에게 8,000만원짜리 차용증을 쓰게 만들어 이것을 이용해 돈을 갈취하려 했다. 경찰은 영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범인 여성 이모 씨(52) 등 4명을 구속하고 공범 3명을 전국에 지명수배 하였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이 씨 등 7명은 2006년 10월경 경북 예천읍 소재 모 다방에서 소를 매매하던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그 후 이들은 근처 식당에서 식사 후 자리를 노래방으로 옮겼다.

범인 일당은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면서 피해자 A 씨를 만취상태로 만들었다. 그 후 범인 일당 중 장모 씨(여·35)는 자연스럽게 피해자 A 씨와 둘만 있는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시간이 얼마 지난 후 피해자 A 씨는 깨어났고 장 씨는 자신이 강간당했다고 주장했다. 그 후부터 이들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잠시 뒤, 이들이 있는 곳으로 범인 일당이 몰려 왔고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공범인 염모 씨 등은 수사기관이나 피해자의 처에게 알리겠다고 A 씨를 협박했다. 그 후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8,000만원짜리 차용증을 강제로 쓰게 했다.


주변인물 통해 접근


놀랍게도 범인들은 피해자 A 씨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A 씨가 재산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게다가 경제권이 모두 처에게 있는 것도 파악한 다음 치밀하게 이 같은 수법을 저질렀다. 범인들 중 일부는 도박 전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영주경찰서 형사는 “범인들은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진 것처럼 위장해 피해자를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며 “또 차용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피해자의 농장에도 찾아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임홍경 경위는 “실제로는 성관계가 이루어진 적도 없다”며 “꽃뱀 장 씨가 강간을 당했다는 노래방은 투명 유리로 되어 있고 카운터와의 거리도 1미터밖에 되지 않는 장소다”고 했다.

임 경위에 따르면, A 씨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술에 약을 탔는지 정신이 혼미한 상태지만 금방 깨어났다.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강간이 일어 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한번 성관계 2억 요구


경찰에 따르면, 다행히 피해자가 범인 일당들에게 금전적으로 착취를 당한 부분은 없다. 이러한 이유는 A 씨가 경제권이 없고 모든 돈을 부인이 관리했기 때문이다. 만일 A 씨가 대부분의 재산을 관리했다면 범인들의 협박에 돈을 건넸을 런 지도 모를 일.

게다가 범인들은 처음에 8,000만원이 아닌 2억원의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피해자의 재산이 꽤 된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한 것이다.

또 범인들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고 소상인에게 ‘강간으로 집어넣고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했지만, 이튿날까지 돈을 주기로 한 피해자가 차용증만 써주고 돈을 주지 않자 일당 중 한 명의 정액을 증거물로 경찰에 피해자 A 씨를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제출한 정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결과의 정액은 A 씨의 것이 아니었다. 정액은 범인 일당중 한 명의 것으로 밝혀졌다.

나중에 A 씨를 여성 청소년 기동대에 고소한 꽃뱀은 경찰이 의구심을 품고 수사망을 조여오자 자신이 고소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서에 출두하지 않았다. 이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수사 끝에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경찰은 “범인들이 이와 같이 버젓이 자신의 행동을 드러낸 점과 범행 수법이 대담한 점을 보아 또 다른 공범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이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보통 이런 성관계를 미끼로 돈을 뺏는 꽃뱀 일당은 고위 공직자나 교수 등 범행이 알려지면 곤란한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물색한다. 주로 차를 보고 잘 사는 사람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우연을 가장해 접근하는 방식을 취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도주중인 일당 등은 TV의 공개수배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수배중이다.
강인범 기자
neoki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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