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요란한 ‘교복 공방전’ 내막


 

동방신기·슈퍼주니어·SS501 등 유명스타들 대거 등장
‘교복이 70만원’, 기사 ‘꺼리’ 되니 확인 안한 언론 호들갑

지난 1월 25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의 기자회견장에서 학사모들은 “교복가격에 지나친 거품이 껴 있다”며 “심지어 70만원대를 육박하는 교복도 나오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각 언론 매체들은 ‘교복 한 벌에 70만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앞다투어 내보냈다. 교복가격 논란은 신학기를 앞두고 해마다 벌어졌지만,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70만원대 교복’이 자리 잡았다. 해당업체인 교복 브랜드 스마트 측은 “70만원대 교복은 없다”며 “과장된 언론의 보도”라고 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교복 논란, 하지만 올 2007년도는 그 파장이 유난히 거세게 일면서 사회 이슈로까지 등장했다. 논란의 내용을 주장하는 학사모와 교복업체의 입장을 알아봤다.

70만원대 교복 브랜드로 지목 받은 스마트 관계자는 “학사모 측이 말하는 것은 기본 교복에 코트, 카디건 등 개인이 필요한 것들을 다 포함해 구입한 금액을 70만원으로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논란의 중심 업체 스마트가 ‘70만원의 내역’을 해명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결국 논란의 70만원짜리 교복을 두고 학사모 측과 스마트 측의 진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학사모 “사행성 조장”

학사모 관계자는 “분명 70만원짜리 교복이 존재한다”며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A외고 앞 스마트에서 봤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내용인 즉, 재킷 16만원·바지 8만5,000원 2개·셔츠 4만원 2개·카디건 8만원·조끼 6만원·코드 22만원·체육복 6만원 등을 포함해 70만원을 육박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교과서가 학생들의 필수품이 듯, 교복도 학생이 학교를 갈 때 꼭 필요한 필수품이다”며 “헌데 교복 브랜드 업체들은 앞다투어 인기 연예인들까지 내세우며 학생들을 현혹하고, 필수 품목인 교복 값을 터무니없게 많이 받고 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학사모 측은 “모든 학부모들은 교복 값이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의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교복이 고급신사복과 맞먹는 값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사모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교복의 거품을 빼기 위해 ▲‘교복 3사(스마트, 아이비 클럽, 엘리트)는 3년 간 교복 값을 동결하라’ ▲‘사행성 조장하는 사은품·광고를 하지 말라’ ▲‘재고는 20∼60% 저렴하게 판매하라’ 등을 외치며 공문을 통해 3사 교복업체들과 협의했다.

하지만 올 2007년도 전혀 지켜지지 않아 그동안 곪아왔던 문제들이 크게 터진 것이다.
또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교복 값이 20만원을 넘는다는 것도 원가를 생각하고, 필수적인 학생복이라고 생각할 때 거품이 많이 들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브랜드 교복이 아닌 학교 앞 교복점을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하지 않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많다. 질문에 관해 학사모 관계자는 “사실 교복점을 이용하면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더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교복은 3년 간 입어야 하는데 영세교복업체들은 A/S를 받기 좀 어려운 실정이라 잘 이용을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사모 측은 “거품을 뺀 현실적인 가격의 교복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 뿐”이며 “브랜드들의 경쟁은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교복을 통해 어른들이 하는 상술이나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10년 간 교복 값 5만원 인상”

이번 교복논란의 핵심 업체인 교복 전문 브랜드 ‘스마트’ 관계자는 “70만원짜리 교복은 없다”고 단언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서 교복이 70만원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정확한 근거와 내용을 첨부하고 있지 않다”며 “일이 정말 너무 커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사실 아무래도 ‘교복 70만원’하니까 기사 ‘꺼리’가 돼서 이슈화되고 있지만 직접 찾아가서 확인하면 찾을 수 없을 것이다”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스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교복 값을 운운하는 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교복이 70만원이다’ ‘거품을 빼라’ 등으로 교복 업체들을 매도했지만 사실상 지금은 기본적인 교복 값이 20만원을 넘는다는 것으로 트집 잡고 있다. 일이 커지다 보니 발뺌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스마트는 이번 여파로 인해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이것에 대해 관계자는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조사를 받는 것은 괜찮다”며 “하지만 교복 값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밝히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우리 교복을 구입하면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 3년간 무상 A/S를 해준다”며 “또한 스타마케팅으로 인해 학생복이 올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관련해 스마트 측은 “우리는 지금 10년 동안 교복 값 인상이 총 5만원 됐다”며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로 봤을 때 절대 불합리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명선 기자 lms9420@naver.com

[인터뷰]

같은 질문 다른 대답
“약속했다” vs “요청일 뿐”

매년 신학기마다 이뤄지고 있는 교복 논란. 이번 2007년도엔 몇몇 메이저 교복 브랜드들이 유명 스타들을 앞세워 ‘다리가 길어 보이는 학생복’ ‘S라인을 만들어 주는 학생복’ 등의 광고를 내놓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복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자는 학사모 관계자와 교복 브랜드 ‘스마트’ 관계자 각각에게 동일한 질문을 했고, 그들의 상반된 입장을 들었다.

-70만원 대 교복이 있나.
▲(학사모) : 있다.
(스마트) : 없다.

-교복원단은.
▲(학사모) : 일부 영국 원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비싸게 교복 값을 측정했다. 학생들 교복에 수입원단까지 필요한지 이해할 수 없다.
(스마트) : 우리는 100% 국산 원단을 사용한다. 그 안에서 울 100%와 60%의 두 종류로 가격을 따로 측정하여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공문을 통해 협의 한 내용이 지켜졌는가.
▲(학사모) : 우리가 제시한 내용(본문 참조)을 지키기로 교복 3사가 지난해 공문을 통해 약속을 했다. 하지만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일이 커진 것이다.
(스마트) : 말 그대로 협의 사항을 공문으로 요청 만 했을 뿐이다. 약속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역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최대한 의견을 수렴, 작년 대비 금액동결을 위해 원가 상승을 감안하고 약 2,000원 만 올렸다.

-상대측에 대한 생각은.
▲(학사모) : 교복 브랜드 3사는 우리와의 약속을 어기고, 스타마케팅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은품 등으로 학생들을 현혹하며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
(스마트) : 학사모들의 한마디로 교복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특히, 영세한 교복점들은 더할 나위 없다. 우리와 같은 브랜드가 있고, 또 가격이 좀 더 저렴한 교복점도 있고, 맞춤 교복점도 있다. 즉, 소비자가 좋은 곳으로 선택해서 구입하면 된다. 소비자의 선택인 것이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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