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구상 ‘물’로 봤나?


 

# 청계천 효과 힘입어 대운하 승부수 하지만 곳곳에 장애
#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 본격 공세에 이어 측근들도 문제점 지적

청계천 효과를 톡톡히 본 후 한반도 대운하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최근 운하건설 공약과 관련해 한발 물러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변참모들은 물론 환경단체 등에서 본격적인 공세가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 심상찮다. “어쩌면 이명박 전 시장이 한반도 대운하공약 철회까지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내부 비판도 솔솔 들린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의 캠프에서는 대운하를 대체할 새로운 공약을 모색해야 하는 말 못 할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다. ‘하천효과’에서 ‘운하효과’를 노렸지만 만만찮은 장애물을 만난 이 전 시장의 또 다른 승부수는 뭐가 있을까. 또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내부 지적은 어떤 것일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최대 작품인 청계천은 그의 지지율을 상승시키는데 크게 일조했다. 청계천 계획 발표 당시 반대의견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청계천이 복원된 후 반대의견 보다는 잘 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전 시장의 추진력을 그대로 보여준 청계천. 이 효과에 힘입은 그는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선언하며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계천이 완공된 후 이 전 시장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그리고 서울시장 퇴임 후에는 본격적으로 운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얼마 전까지 그는 운하가 잘 발달된 유럽의 각 국을 돌아보며 운하를 탐방, 그 효용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운하건설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또 이를 최대의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그러나 최근 이 전 시장은 한반도 운하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또 ‘이명박 캠프’에서도 운하계획을 두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운하 건설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띄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점들을 이 전 시장의 측근들이 건의했고 또 환경단체 등에서도 공세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운하 건설을 발표할 초기에도 반대론은 곧 바로 제기됐다. 물론 원론적인 부분의 반대론이었고, 논쟁이었다.

국가적인 커다란 사업 발표하거나 시행 할 때는 항상 찬반론이 엇갈리기 마련이다. 청계천 복권 계획 발표당시와 마찬가지로 이 전 시장은 운하계획에 관한 반대론도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런데 이 전 시장이 최근 운하건설에 대해 한발 물러서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환경단체들의 본격적인 공세가 들어오고 있고 또 측근들도 문제점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등 각 종 시민단체에서 지적하는 운하의 문제점은 크게 ▲과연 우리나라에 운하가 필요한가 ▲한강과 낙동강을 무슨 수로 연결할 것인가 ▲운하건설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터널은 극심한 환경파괴를 불러올 것 ▲운하가 건설되면 자연하천의 물줄기를 바꾸고 모든 하천변이 콘크리트로 변하는 게 아닌가 ▲바지선 운항을 위해 물을 저장해 두면 그 물이 고여 썩지 않을까 ▲겨울이면 물이 얼어 배가 다니지 못해 동절기엔 무용지물이 될 것 ▲터널로 연결되는 지점은 상당히 고도가 높고 한강과 낙동강의 하구는 낮은데 어떻게 배를 다니게 할 것인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최소 40시간 최대 60시간이 소요되는데 비경제적이지 않나 ▲낙동강에 배가 다닐 정도로 물이 충분한가 ▲엄청난 건설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등이다.

특히 이 전 시장과 가까운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하천은 유량이 일정치 않다는 점과 유량을 유지하기 위해 콕크 등을 설치할 경우에는 환경적인 재앙 우려 등의 문제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 측은 “이런 우려들은 문제점이 될 수 없다. 국내외 학자 60여명이 지난 10여년간 기술적 검토를 마쳤고, 공사는 시작만 하면 완공까지 채 4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며 “한반도 국운 재융성의 계기가 될 운하는 절대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이 아니라 오히려 친 환경적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시민단체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고 또 측근들까지 운하건설에 대한 비관론을 제기하자 이 전 시장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인제 의원이 운하건설 계획을 가장 강력히 비판하는 중이다. 대권 3수를 준비하는 이 의원은 지난 해 말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는 대운하 구상이 맞지 않다. 대통령이 되고 난 뒤 신중하게 결정도 될 문제인데 후보 때부터 정치 상품화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운하건설과 관련한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찬성론자들은 시민단체 및 정치권의 공세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특히 건설업 관계자들은 “운하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고 절대 환경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며 건설붐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찬성론보다 반대론이 우세해지자 이 전 시장 측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운하건설을 대체할 다른 공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 전 시장과 절친한 인사들까지 운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자 이 전 시장이 운하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모습”이라며 “청계천 효과를 운하로 이어가려는 이 전 시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한나라 빅3 앞다퉈 해외 순방 러시

새해부터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이 해외순방에 나서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생산성기구(APO) 창립 4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특별초청인사 자격으로 19일 연설하게 될 이 전 시장은 150여명의 아시아 지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현대그룹 CEO와 서울시장 시절의 혁신경영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APO는 아시아 주요기업 CEO들이 주도해 1961년 조직한 국제기구로,한국 일본 인도 파키스탄 등 20개국이 가입해 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태국 지방자치단체장 모임인 ‘뮤니시펄 리그’ 초청으로 특별강연도 하게 된다. 그는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청계천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뉴타운 건설 등 서울시장 재임시 추진했던 사업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 전 시장 측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 주요 기업가들이 모이는 행사여서 민간외교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다음달 인도와 두바이, 러시아, 중국을 방문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도 다음달 초 해외를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상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호주, 영국, 프랑스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일 민심대장정 등 국내활동에 주력해왔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다음달 미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다. 손 전 지사 측은 “한국을 동북아 물류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구체화한다는 구상 아래 관련성 있는 국가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욱>




이명박 캠프 ‘위기대책반’ 가동 내막
“고공지지율? 안 행복해”

최근 4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캠프의 표정이 마냥 행복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지지도가 주는 스트레스도 만만찮다는 얘기다.
‘지지율 1위의 후보는 당선되지 않는다’는 정치권 속설도 신경 쓰이지만 무엇보다도 ‘성과에 의해 축적된 지지도가 아닌 반사현상에 의한 것’이라는 불안감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지난 해 11월까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vs 박근혜’라는 대결을 두고 누가 우위인가를 분석했지만, 이제는 이 전 시장을 선두로 놓고 나머지를 변수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권주자들 간의 경쟁 구도도 ‘이명박 vs 반이명박’으로 형성되는 추세다. 이는 이명박 캠프에서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요소다. 역대 대선을 보면 ‘○○○ vs 반○○○’의 싸움에서 결코 ○○○이 유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높다 보니 캠프운용과 관련한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우선 캠프내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그 예로 얼마전 한 유력 일간지의 정치부 기자가 ‘이명박 캠프’로 합류하려 했으나 내부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이 이 기자는 이명박 캠프인 ‘안국포럼’ 사무실로 들어가지 못한 채 외곽에서 이 전 시장을 돕고 있다고 한다.
또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치솟다 보니 측근을 사칭하는 일도 많아졌다. 자신이 마치 이 전시장의 캠프 구성원인양 행세를 하는가 하면, 안국포럼에 자리도 마련돼 있는 것처럼 주변인들에게 얘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심지어는 스스로 명함을 위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한 때, 안국포럼의 직원들이 가짜명함과 구분하기 위해 명함에 특정한 번호를 붙였다는 추측도 나돌았었다. 각 직원들의 명함에는 번호가 부여돼 있는데, 이는 명함관리 차원에서 한 직원의 제의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높은 지지율과 관련, 이 전 시장의 캠프에서는 ‘조정기’를 어떻게 넘어가느냐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조정기에 ‘안티’들의 공세가 거세지면 당 대권후보 경쟁에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벼르고 있는 ‘후보 검증’이 본격화 할 경우까지 대비해야 한다. 이에 이명박 캠프에서는 일찍부터 위기대책반을 구성,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책반은 주로 고검장 급상을 지낸 법률전문가와 언론인 출신 인사들, 과거 안티 캠페인을 해본 경험자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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