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 찍었나


 

# 최병렬과 친척 관계? 10촌 이상 되는 먼 친척
# “기자시절 이회창과 가까웠다 대선 때 멀어져”

정계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전면 비난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이 후 최 의원은 이 전 총재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으며 곤혹을 치렀다. 이 전 총재의 지지자들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최 의원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전 총재와 최 의원의 관계를 두고 “2002년 대선시절부터 ‘앙금’이 쌓여 앙숙의 관계가 됐다”고 말한다. 둘 사이에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해 12월 초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한 대학의 강연에서 “배 열두 척을 가지고 싸운 충무공 이순신을 생각하면 전율 같은 감동을 느낀다”며 “국가를 위해 무엇인가 역할을 하겠다. 좌파정권의 연장을 막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고 정계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이회창 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이후 이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과 ‘한국창’ 회원들은 국회 의원회관 최 의원실을 항의 방문하는가하면,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최 의원 출당조치’와 ‘최 의원 정계은퇴’ 등을 요구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최 의원이 이 전 총재를 비난 한 배경에는 그들만의 앙숙 관계 때문일 것”이라고 전한다.
왜 이들은 앙숙의 관계가 됐을까. 시기는 2002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치부 기자 출신인 최 의원은 지난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조선일보에서 근무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최 의원은 정치부 경력만 10년이 넘는 ‘정치권의 베테랑 기자’로 통했다.

2001년 그는 한나라당을 출입하면서 이 전 총재와 가까워 졌다. 이 전 총재의 해외 방문에도 자주 동행했으며, 주변으로부터는 ‘친 이회창 기자’로 평가받았다.
주위의 시선이 따가웠던 최 의원은 대선을 치를 무렵 이 전 총재로부터 언론특보를 내정 받고 조선일보를 퇴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회창 캠프’ 내에서 최 의원의 언론특보 임명에 반발이 심했다고 한다. 이에 최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캠프로 들어가지 않았다.
이때 대선 경선을 준비했던 최병렬 전 대표는 최 의원을 공보특보로 영입했다. 최 의원과 최 전 대표는 먼 친척관계이자 조선일보 선후배 사이다. 정치권을 10여년 취재하며 뛰어난 기량을 보였던 최 의원의 능력을 최 전 대표는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정치권 소식통들은 “2002년 대선 때 최병렬 캠프로 합류한 최 의원이 ‘반 이회창’ 깃발을 높이 들었고, 이때부터 최 의원과 이 전 총재간의 앙금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최근 최 의원에게 맹공격을 퍼붓고 나선 이 전 총재의 팬클럽 회원들은 두 인사 간의 관계를 언급하며 “최 의원은 친척인 최병렬 전 대표 덕분에 국회의원이 됐다. 최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으로 최근 최 의원과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창사랑’의 조춘호 대표는 최근 “최 의원 발언에 대한 당의 공식입장을 지켜보겠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단식, 삭발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 의원 측은 맞대응 하지 않을 계획임을 전했다. 최 의원을 보좌하는 한 측근은 “최 의원은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뿐이다.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의 항의에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친척(최병렬) 덕에 국회입성’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측근은 “사실상 최 전 대표와 최 의원은 가까운 친척관계가 아니다. 같은 최 씨라 촌수를 따지다 보니 어떤 형태로든 친척 관계가 형성된 것이지 둘 사이는 10촌도 넘는다”면서 “최 전 대표가 당대대표 시절 당권이 있었다고 해도 공천권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는 없었던 것은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 의원은 17대 총선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에서 자질을 높게 평가받아 공천을 따냈으며, 최 전 대표는 공천권에 크게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 의원 측은 과거 이 전 총재와의 관계에 대해 “이는 개인 적인 친분관계일 뿐이고 이번에 이 전 총재를 비난 한 것은 국회의원,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대의를 위해 소신을 밝힌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말하는 ‘앙숙설’을 부정했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전직 국정원 여직원 해임 부당 소송
# 뜨거운 ‘국정원 스캔들’
# 남자 직원 여럿과 부적절한 관계 여직원 해임
# 억울함 호소하던 상사 사무실에서 목 매 자살

국가정보원의 간부 및 직원 4명과 부하 여직원이 수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오다가 3명이 무더기로 해임 또는 징계를 당한 사건이 법원 소송과정에서 뒤늦게 밝혀졌다. 또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받은 여직원의 상사는 자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월 28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국정원에서 근무하던 A(44·여) 씨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4명의 기혼 간부 및 상사와 차례로 사적인 만남을 가져오다가 지난해 해임됐다.

1986년 국정원 직원으로 채용된 A 씨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간부 B(당시 2급) 씨와 수시로 만나 밥과 술을 먹었고 해수욕장에 놀러 가기도 했다.
2001년부터는 또 다른 간부 C(3급) 씨와 친밀하게 지냈고 D(3급) 씨와도 이메일 등을 주고 받으며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를 다니거나 성인클럽을 드나들었다. A 씨는 결혼을 한 2004년에는 상사와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왔다.

국정원은 2004년부터 A 씨를 주시해왔다. 외부인과 데이트를 하던 A 씨는 국정원 출입 전자장치가 달린 승용차의 열쇠를 넘겨주는가 하면 자신의 신분까지 노출한 사실을 국정원 측은 파악했다.

국정원은 2004년 12월 A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2명에게 정직 1개월과 감봉 2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감찰 조사를 받던 A 씨의 상사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무실에서 목을 매 자살을 했다.

A 씨는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며 국정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 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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