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고건 정치적 노림수 띄고 비방전
# 여권 잠룡들 예의주시 하면서 손익계산 분주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국무총리가 서로 주고 받기식 설전을 벌이자 여권의 잠룡들이 손익계산에 분주해졌다. 현직 대통령과 유력 차기 대권주자 간의 ‘때리기’는 여권 잠룡들 각 각의 지지율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인사간의 대립은 대권 주자 지지율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또 웃게된 인사들과 울기 시작한 인사들은 누구일까.

“고건 전 총리의 기용은 인사실패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자가당착이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과 고건 전 국무총리가 서로를 비방하며 본격적인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정치권 인사들끼리의 비방전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노 대통령과 고 전 총리의 대립은 정가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 자신이 기용했던 국무총리를 비난하는 게 흔치 않는 일이며, 또 고 전 총리가 이에 대응하는 게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 이전에도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판한 ‘노무현 정부’ 출신 장관들은 더러 있었다. 조영길 전 국방장관,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은 퇴임 후 노 대통령의 외교 안보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판을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그동안 이들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이 ‘고건만 때리기’를 하는 배경에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 전 총리가 노 대통령의 타깃이 된 우선적인 요인은 그가 현재로서는 여권 내 통합신당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 때문이다. ‘고건 때리기’는 통합신당 논의가 김빠지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노 대통령이 노린 것은 실제로는 고 전 총리가 아닌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들이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여권내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정동영·김근태 전·현직 의장과 천정배 의원 등은 모두 참여정부의 장관을 지냈다. 그런데 최근 노 대통령이 이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됐다. 이에 노 대통령은 내각을 총괄했던 고 전 총리를 통해 여권 잠룡들을 겨냥 한 것이라고 정치권은 추측하고 있다. 고 전 총리와 여권 잠룡들이 같은 시기에 내각에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총리라는 상징성과 모두들 대권주자라는 공통성을 가지고있기에 이런 추측이 뒤따른다.

고 전 총리 역시 정치적인 계산을 띄고 노 대통령을 공격했다고 정치권은 추측하고 있다. 고 전 총리는 그 동안 자신을 비난했던 정치권 인사들에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인사 실패’ 발언 이후 고 전 총리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응수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노 대통령 때리기를 통한 지지율 회복’이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을 때리는 강인한 모습으로 지지율 반등의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지율 상승의 재미는 못 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 그는 지지율이 10% 이하로 하락, 결국 노 대통령 때리기가 안 통했다.

노 대통령과 고 전 총리의 비방전에서 여권의 잠룡들은 낭패를 보고 있다.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지지율만 올라갔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로부터 이탈한 지지자들이 여권 잠룡이 아닌 이 전 시장에게 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잠룡들은 노 대통령과 고 전 총리간의 대립 속에서 빠르게 손익계산을 하면서도 특별히 대응하고 있지는 않다. 이는 ‘좀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노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국무회의에서 “나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비판해서 말한 일이 없다”며 “할 일도 열심히 하고 할 말도 다할 생각이다”라고 이제부터는 가만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유시민 돌아올까
# 2월 대폭 개각설

최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노무현 대통령은 이달 초 후임 장관을 내정할 계획이다. 또 오는 2월 대규모 개각을 염두하고 인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산자부 장관 후보로는 청와대에서 경제정책 수석을 지낸 후 국무조정실장으로 옮겨간 김영주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종갑 산자부 제1차관, 이원걸 산자부 제2차관,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도 이름이 흘러나온다. 또 조환익 율촌 법무법인 고문과 임상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윤태영 대변인은 “산자부장관 교체를 계기로 다른 부처 장관도 함께 교체하는 국면 전환용 개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체설이 나오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도 현재 검토되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1월 초 정 장관 후임자와 그에 따른 소폭 인사 수준에서 그치지만 내년 2월 14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폭 개각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명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홍수 농림부 장관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이상수 노동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당 복귀 시기가 열린우리당내 사정과 맞물려 최종 개각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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