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성매매 업소 실체

경찰, 성매수 남성 300여명 리스트 확보 추적 중
업소 하루매출 400만원, 윤락녀 하루수입 15만원


지난 12월 15일 서울 서초동 법조단지 부근에서 퓨전클럽이라는 명목으로 일반 술집과 유사하게 꾸며놓은 성매매업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 곳은 음주와 함께 여성들의 접대가 자연스레 이루어지며 성행위·성매매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플렉스 성매매 업소’다. 서울 서초동 법조단지는 2002년 검찰에 의해 ‘클린존’으로 지정돼 집중 단속을 받은 지역이지만 이 업소는 지난 7월부터 약 6개월간 버젓이 영업을 해온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사건의 전모를 알아봤다.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4팀은 지난 12월 13일부터 ‘클린존’ 집중단속을 시작해 15일 새벽 1시쯤 성매매업소라는 것을 감지한 퓨전클럽 현장을 급습했다.

이에 경찰은 윤락여성 12명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업주 강모(3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윤락녀와 성매수자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업소는 건물 밖에 퓨전클럽 ‘OOO’이란 술집 간판을 내 걸었지만 실제로는 술과 함께 윤락녀를 알선해 성행위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었다. 피의자 강 씨는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빌딩출입구 등에 CCTV를 설치, 업소를 위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업소는 3∼4층으로 되어있으며 약 120평 규모다. 3층은 술을 파는 곳으로 위장하기 위한 몇 개의 바가 설치되어 있었고, 성행위를 위한 마사지실도 7개나 됐다.

4층 전체는 침대와 샤워 시설을 갖춘 밀실이 36개가 있어 성매매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등 ‘멀티샵’을 연상케 했다.

3층 대딸방, 4층 성매매

서초경찰서 강력4팀에 따르면 업주 강 씨가 고용한 접대부는 총 12명. 인터넷 광고를 통해 모집했으며, 명문여대 재학중인 여대생을 포함해 10여명은 대부분 대학 재학생과 졸업자였다.

이들은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광고에 이끌려 이 곳 업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경찰 측에 따르면, “알바는 아닌 거 같고, 직업여성이라고 보기도 좀 그렇다”며 “조사한 윤락녀들은 무조건 아니라고 하면서 다 똑같이 일하는 이유를 ‘쉽게 돈 벌고싶어서…’라는 말뿐이다”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미니바와 간이 마사지실이 설치된 3층에서는 적게는 7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2만원까지 금액에 차등을 두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마사지실 안에서는 나체로 오일을 바르고 가슴과 손·구강으로 남성이 사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일명 ‘대딸방’의 전형적인 형태로 유사 윤락행위가 진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매매를 원했거나 윤락녀의 유혹에 넘어간 성구매자들은 4층 성매매를 위한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4층 밀실에서는 나체상태의 다양한 서비스를 보여주는데 직접적인 성행위는 18만원을 지불해야만 기타서비스와 함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경찰 측에 따르면, 이 업소의 하루매출은 약 350만∼400만원 정도이며, 윤락녀들은 일일 10만∼15만원 정도의 수입을 벌었다.

이들은 유사 성행위와 성매매를 알선해 최근까지 5억원 상당의 수입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초동의 경우 손님들이 술 먹으러 들어왔다가 우발적으로 성매수 행위를 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업소에서 손님 예약 현황표와 카드 매출전표 등을 확보, 성매수를 한 남성 300여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빌딩 전체가 성매매 업소

검찰은 서울시청 주변의 북창동과 돈암동·성북구·성신여대 주변 및 서초구 법조타운 등 3곳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기 3년 전부터 퇴폐영업 없는 청정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단속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번 적발된 퓨전클럽 ‘OOO’ 업소는 서울교대 정문 앞 사거리에 위치해있다. 서울중앙지법·서울중앙지검·대검찰청·대법원·서초경찰서가 밀집된 곳과 불과 한 블록 정도 떨어진 부근이다. 법조 핵심부에서 버젓이 불법 윤락행위가 판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명선 기자 lms9420@naver.com

“술집 다녀도 잠깐의 화제일 뿐”

미니인터뷰 A여대 무용학과출신 윤락녀 측근

지난 12월 18일 A여대 출신 윤락녀 김영애(가명·25) 씨와 함께 대학생활을 한 절친한 친구 박은하(가명·24) 씨를 만났다. 요즘 대학가에서 일고 있는 ‘술집열풍’과 윤락녀 출신의 김 씨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요즘 여대생들이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 업소를 자주 찾는다고 하는데.
▲ 그렇게 알고 있다. ‘나 술집 다녀’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공공연히 소문도 나고 또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하고 다니는 게 틀려진다. 집안이 어려워서 그런 친구도 있지만, 명품을 사기 위해, 또 부유층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김영애 씨 같은 경우, 왜 시작하게 된 것인가
▲ 아마 돈이 없어서 시작한 것으로 안다.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내가 본 그녀는 20만원의 학회비를 내기도 어려운 집안환경이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꿋꿋이 생활을 하는가 했는데 갑자기 휴학을 내고 종적을 감췄다.
-그럼 언제 그녀를 다시 만났나
▲그 후 정확히 1년이 지나고 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두르고, 좋은 차를 갖고 있었다. 우린 당연히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남자친구를 잘 만나서 다 사준거야’라며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했다.
-그녀의 윤락 사실을 어떻게 알게됐나
▲ 어이없게 사실이 드러났다. 시간이 조금 지난 어느 날 학과 단체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요즘 잘 나가는 메니지먼트사에서 찾아와 무용과에 이쁘고 몸매 좋은 학생 많으니 단체사진 좀 보여달라고 했다. 그는 사진을 천천히 보면서, ‘이 학생 교정중이지?, 이 학생은 얼굴에 점이 좀 있네, 이 학생은 속살이 좀 있지?’ 등의 굉장히 예리한 질문을 했다. 우린 모두 놀라고 있었다. 이때 이 사람이 한사람을 지목하며 ‘어? 이 언니는 아는 언니네’라며 김 씨를 지목했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그 남자가 자주 가는 ‘강남 부근 술집에서 나오는 언니’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후 김 씨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되었나
▲ 아무도 아는 척 하지 않았다. 뭐 그녀 말고도 또 다른 애들 역시 술집에서 일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잠깐의 화제만 되었다. 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현재 OO구단 투수의 아내로 지내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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