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들’ 1월 출범, ‘긴장하라 때가 왔다’ 도발 슬로건
# 민명두·최규식·박영선 의원 등 언론출신 전면 포진

지난 5·31 지방선거 이후 은신하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그가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그 동안 하향세를 지속하던 지지율 회복에 나섰다. 현재 정 전의장이 공식적인 활동은 자제하고 물밑행보를 펼치고 있지만 1월부터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정동영 캠프’가 서서히 분주해지고 있다. 더 이상 잠자코 있다간 대권 레이스에서 영영 멀어질 수 있다는 주변 지적이 정 전의장의 발걸음을 바쁘게 하고 있다.

여권의 차기대권 주자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지지율은 현재 3%대까지 떨어졌다. ‘정동영 캠프’는 대책 마련에 몰두,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대책 내용과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정 전의장이 언론인 출신이고 또 주변에도 언론계 인사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 홍보 등에서 기발한 방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정 전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 가운데는 언론인 출신들이 많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최규식 의원, MBC 경제부장을 지낸 박영선 의원, 문화일보 정치부장을 역임한 민병두 의원 등이다. 이들 외에 전주고 출신의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한 언론계 후원그룹도 ‘정동영 띄우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동영 캠프’는 그의 지지율을 회복하는 방안과 관련해 컨텐츠 만들기를 제1의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현재 정동영 측은 ‘언론들이 그의 능력을 과소평가 하는 식으로 보도한다’고 보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홍보전략을 세우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그 동안 ‘이미지’로만 승부해왔던 방식을 탈피하고, 사회전반에 걸친 실제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접근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정 전의장 측에서는 “조만간 부동산, 이라크 파병, 교육, 중소기업 문제 등 구체적인 사회현안에 대해 청와대와는 차별화 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 동안 그는 측근들로부터 “청와대와의 정면 대립각 없이는 독자적인 대권행보가 곤란한 상황”이란 직언을 계속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정 전의장은 그 동안 북핵문제 외의 당내 문제와 정국현안에 관한 언급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제 목소리 내기에 나설 것이라고 측근들이 전하고 있다.
그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은 내년 1월 21일 백범기념관에서 공식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긴장하라, 때가 왔다’라는 도발적인 슬로건을 내걸고 ‘정통들’ 회원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들’ 출범식을 준비하는 인사들은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정통들’은 단순 지지모임을 넘어 정동영의 대권행보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내년 2월말 여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이 직전 실시될 ‘정통들’ 출범식은 전대에 미치는 정 전의장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포석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통들’의 핵심 관계자는 “현재 친노 대 반노 구도로 진행되는 정계개편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년 전대에서는 ‘정통들’ 소속 대의원들이 당 진로와 관련해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전의장은 노무현 대통령 때리기에 나선 김근태 의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대권행보를 당내 유력 주자인 김 의장과 차별화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전의장이 노 대통령을 감싸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의 한 측근은 “정 전의장은 대선의 시대정신을 ‘평화와 밥’으로 정리했고, 밥의 문제에 대해선 서민들의 고통이 집중되는 부동산과 교육정책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의 철학과 창당정신은 옳았지만 통치스타일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중도개혁파 ‘고건 밀기’ 본격화
# 여당, 고건세력이 움직인다

열린우리당이 당 진로 문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범여권의 중도세력을 아우르려는 연대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여당 내 통합신당론과 재창당론이라는 두 줄기 큰 흐름과는 별도로 당 밖에서 중도세력의 통합을 위해 ‘제3의 협의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이 최근 공론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통합신당 창당을 논의하기 위해 추진중인 원탁회의와 직·간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질 개연성을 띠고 있어 여권의 새판짜기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에 적극성을 보이는 세력은 여당 내 중도성향의 의원들이다. 중도보수 성향인 김성곤 의원은 “정치권의 중도세력이 공동 논의할 수 있는 가칭 ‘중도포럼’이란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 포럼에 고 전총리와 열리우리당, 민주당, 국중당 등의 연합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고 전총리는 얼마 전 광주·전남 경영자총협회 초청 조찬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김성곤 의원과 수 차례 만나 의견교환을 가졌고, 중도성향의 정치적 연대를 위한 대화논의의 틀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앞으로도 계속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런 구상에 대해 당내에서 논의는 하되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그가 고 전총리와 가까운 사람으로 알려져 포럼이 ‘고건 추대를 위한 연대기구’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열린우리당은 당내에서 진로 논의가 한창이어서 당 밖의 기구를 구성한다는 구상은 반감을 살 수 있다.

한편, 민주당은 김 의원으로부터 중도포럼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모임이라면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적 심판을 받은 정당인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모양새라면 국민의 호응을 받기 어렵고, 실패한 정권에서 탈출하기 위한 포장이라면 더더욱 참여하기 어렵다”며 “중도포럼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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