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 ‘상왕’ 앞에서 눈 도장?


 

# 한나라당 빅3 아무도 참석 안 해, 박근혜는 올해도 불참
# 범여권 진영 어수선한 가운데 서로 만나 가벼운 인사만

지난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 및 밴플리트상 수상식인 ‘한반도 평화의 밤‘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된 행사에는 각부 요인들을 비롯한 국내외 인사들 600여명이 참석해 DJ의 여전한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친노파 갈등, 민주당내 정계개편 노선대립, 고건 전국무총리의 대권 행보 강화 등으로 범여권 진영이 어수선한 가운데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행사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 기념행사와 밴플리트상 수상식이 열렸던 지난 8일,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에는 ‘김대중 정부’ 당시의 핵심인사들과 현 정부의 주요인사들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초청 받은 인사들이 오후 5시부터 모여들더니 행사시작 시간인 5시 30분쯤에는 거의 자리를 메웠다. 이날은 현직대통령의 행사 못지 않게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김 전대통령의 여전한 ‘파워’를 가늠케 했다.

한명숙 국무총리와 임채정 국회의장을 비롯해 열린우리당에 김근태 의장과 강봉균 정책위의장, 원혜영 사무총장, 천정배 의원 등 20여명, 민주당은 한화갑 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등 10여명이 참석했고,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도 함께 자리했다.

또 고건 전총리,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의장 등 범여권 진영의 대권주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시차를 두고 도착하는 바람에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대표를 대신해 정의화 동서화합특위위원장이 참석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의 대권 주자 ‘빅3’는 초청을 받았지만 참석하지 안았다. 당내 ‘반DJ’ 기류를 의식한 탓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지난 해 12월 8일 열린 노벨상 수상 5주년 기념행사 때는 이 전시장과 손 전지사가 참석해 행사장 입구에서 서로 가벼운 목례를 하기도 했다. 박 전대표는 지난해에도 불참했다.
한명숙 총리는 축사를 통해 “김 전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간의 화해협력, 민족통일을 위해 한결같이 헌신해 왔다”며 “한미 관계 발전에 뛰어난 공헌을 한 한국인 또는 미국인에게 수여되어 온 이 상의 최고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북한이 언제까지나 핵을 갖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고 있으며 이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아직 단언하기에는 이르지만 북미관계가 실마리를 찾고 있지 않느냐 하는 느낌이 든다. 터널의 출구가 가까워오고 있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0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수상할 때는 김 전대통령이, 지난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수상할 때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축사를 했던 만큼 이날 김 전대통령의 수상식에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참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 정부시절 한 핵심인사는 “최근 김 전대통령이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네오콘을 강력히 비판하지 않았느냐. 버시바우 대사의 불참에는 이 같은 상황 등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편, 행사가 열린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앞에서는 라이트코리아 회원들이 ‘DJ 햇볕정책 규탄 및 정치개입 중단, 노벨상 반납 촉구’시위를 하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밴플리트상 뭔가?

지난 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 기념행사와 맞춰 수상한 밴플리트 상은 한미 간 상호 협력과 이해증진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주는 상이다.

이 상을 수여하는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회장 도널드 그레그) 측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공헌한 데다 남북 정상회담 및 햇볕정책 등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 이 상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매년 뉴욕에서 열리는 연례 만찬에서 이 상을 수여해왔다. 그러나 고령인 김 전대통령의 장거리 해외 여행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 기념식에서 이 상을 수여한 것이다.

그레그 회장은 이 행사 참석 및 시상을 위해 방한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내년 5월로 예정된 연례 만찬에서 김 전대통령의 수상 소감을 담은 영상물을 방영키로 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창립 멤버이자 한국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을 지낸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상은 1992년부터 한미 관계 증진에 크게 기여한 양국 국민을 뽑아 시상해 왔다. 올해 밴 플리트상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수상했으며, 김 전대통령은 2007년 수상자다. <욱>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