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사 하이얀 고깔은 /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파르라니 깎은 머리 /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스님이 추는 춤을 묘사한 조지훈 시인의 걸작 (僧舞)의 앞 구절이다.‘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묘사된 스님의 머리는 왜 깎았을까? 불교의 삭발 의식은 싯다르타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서 설법한 (因果經)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제발제수’(두발과 수염을 깎는 것)라고 하는 이 의식은 권위를 드러내는 머리와 수염을 깎아버리는 것으로 이제껏 살아오던 세상과 인연을 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무명초(無明草)라고 불리
곧 법인차애 대한 규제가 시작된다. 이번 대통령 공약으로 법인차에 대한 무분별한 구입으로 인한 세제 혜택을 크게 받으면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컷던 국민적 관심을 연두색 번호판으로 규제하겠다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연두색 번호판 도입이 실질적으로 이러한 고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한 법인차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통할 것인지라 할 수 있다.필자는 이에 대한 입장을 수백 번에 걸쳐서 문제점과 대안을 언급하곤 했다. 이미 약 15년 전에 국회 등에서 이전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고가 법인차에 대한 문제는 크게 대두되면서 각종 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국가의 관심과 우려 속에 진행된 북⁃ 러 정상회담에 이어 김정은은 5박 6일의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21일)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불법적 행위’라고 성토함으로써 자유민주국가 진영을 대변했다. 그러나 북⁃러 군사적 접근의 막이 열리는 것은 막지 못했다.김정은을 30분이나 기다린 끝에 만난 푸틴은 북한의 위성개발을 돕겠다는 뜻을 전함으로써 김정은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답답한 곳을 풀어주었다. 두 번에 걸친 ‘위성 발사’가 모두 실패한 데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대한민국초거대AI도약' 회의를 주재하면서 “디지털 분야와 이를 기반으로하는 산업발전과 도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고 강조했다.‘전국민 AI일상화 계획도 논의되었다. 독거노인 건강관리에 AI를 이용한 스피커 활용, 자폐증 등 의학 진단 관리와 AI박물관, 미술관등에 로봇 큐레이터 배치, 지자체의 CCTV 관리 분석에 100% AI로 전환 등 일상생활을 적극적인 디지털 기반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이를 위해 ‘디지털 권리 장전을 속도감 있게 만들겠다’고 했다.국민 생활이 디지털화로 인해 날마
15세기 인도의 시성(詩聖) 카비르(Das Kavir)는 우리 모두가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아주 유명한 말을 했다.“만물 중에 깃든 하나(One)만을 보라. 당신을 헤매게 하는 것은 두 번째다.(Behold one in all things, it is the 2nd that makes astray you.)이 말은 무도인으로서 훈육(discipline)을 중시하는 내게는 무도(武道)에서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면에서도 깊은 뜻을 깨우치게 했다. 어쩌면 알을 깨고 나온 새가 하늘을 훨훨 나는 듯한 쾌감에 속을 확 티게하는 말이기도 했다
정상외교는 때때로 역사적 의미를 창출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 일정으로 참석한 아세안이 중심의 된 동남아 정상회의(ESA:East Asia Summit)와 인도 뉴델리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꿀지도 모르는 중요한 의미를 표출한 무대였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EAS나 뉴델리 G20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할 말은 다 한’ 강단을 보였다. 그 한편으로는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을 비롯하여 전기차 할랄식품 등 세일즈 외교
“이 국장, 나 구상이오. 요 앞을 지나다가 생각이 나서 13층 찻집(송현클럽)에 와 있으니 바쁘지 않으면 차 한 잔 할까요?”1979년 초가을. 필자가 중학동에 있던 한국일보사 편집국 부국장 겸 종합 편집부장이었던 때였다. 차 한 잔을 놓고 마주 앉자 선생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온화한 모습으로 나를 건너다보았다.“청와대에 들려서 박 첨지 좀 만나고 오는 길에 들렀소.”시인 구 상 선생은 박정희 대통령을 ‘박 첨지’라고 불렀다.“이제 임자가 물러날 때가 된 것 같소 하고 말하고 오는 길이오.”“예? 박통(박대통령 약칭)에게 그런
최근 전기차의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여려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전기차 구입자들이 고갈되면서 새로운 구입자가 등장하는 숨고르기라는 부분도 있고 전기차의 강점이 하이브리드차 대비 많이 약화되면서 가성비가 떨어진 전기차 구입패턴이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전기차의 보조금 하락, 아직도 불편한 충전 인프라의 부족, 높은 전기차 가격, 상대적인 하이브리드차의 강점 부각, 높아지는 충전전기비 등 모든 여러 면이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자동차세 개편 방향도 불편하다. 자동차 가격과 무게 등을 고료한 자동
미국 엔비디아가 반도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8월 13일, 1조 2백 72조 9천 달러)를 돌파한 것은 하나의 사건이다.코로나19 펜데믹 종식으로 PC, 휴대전화 등의 부진에 따른 수요감퇴 (공급과잉) 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던 반도체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새로운 먹거리(공급처)를 찾아 호황기를 맞았음을 의미한다.엔비디아의 극적인 성장과 함께 반도체 분야에 변곡점을 불러온 것은 한 개 5만 달러인 고성능 인공지능 칩 ‘H100’ 덕분이다. ‘H100’은 연산을 처리하는 로직 반도체인 그래픽 처리장치
내가 갇혀 있던 감방은 3평 남짓한 곳으로, 좁고 한증막 같은 방에 무려 22명의 미결수가 수용되어 있었다. 그나마 윗목에는 뼁끼통으로 불리는 커다란 변기통이 차지하고 있어 잘 때는 다리를 서로 겹쳐야 했다. 땀이 범벅이 되어 마룻바닥이 흥건했다. 형무관(교도관)이 우리를 하루에 한번 15분 동안 운동장에 데리고 가서 체조를 시켰다.“저기 담 너머 망루 보이지?”감방장이 친절하게 높은 담 너머에 있는 망루를 가리켰다.“예.” “그 곳이 넥타이 공장이야.” “넥타이 공장이 왜 형무소(교도소) 안에 있어요?” “이런 맹추. 목 매다는
민주신문=조규상 편집국장|지난 2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은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정차역을 알리는 디스플레이에는 동두천 방면 열차가 전 역에서 출발했다고 표시돼 있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열차는 10분 이상 오질 않았다.뒤늦게 도착한 열차는 만원 상태였고, 결국 길게 늘어진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열차의 배차 간격은 여느 퇴근 때와는 달리 엄청 길었고, 결국 몇 대의 열차를 놓치고서야 탑승할 수 있었다. 탑승 후 안내 방송을 통해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지
내가 한국일보 편집국에서 일하던 1970년대 초반이었다. 수수한 차림에 나이 지긋한 한 아주머니가 찾아왔다.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에 평온한 미소를 띠며 책을 만들려고 하는데 편집 일을 좀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무슨 책을 만드시렵니까?”“매년 한 번씩 한국 역사를 기록과 통계로 남기려고 합니다. 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한국 연감(年鑑)을 펴내기 위해 출판사를 차렸다고 했다.“돈도 안 되는 을 왜 만드시려고 합니까?”“대한민국의 발전하는 현재를 올바르게 남기는 것이 내 남은 생애의 사명 같아서 결심을 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후 첫 주말을 맞아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된 반대 집회가 강도를 높였으나 중립적 입장에서 판단할 때 반응과 효과가 기대보다 낮았다. 수산시장 매출과 일반 식당의 해산물 메뉴 주문 빈도도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았고 상당수 시민은 ‘과학을 믿는다’는 한마디로 상황을 판단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유감스럽겠으나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 데는 그동안 애용해 온 투쟁방법(광우병, 사드 사태 등)이 백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격렬하게 반
내가 미국에 온 지 55년 채 되어간다. 공무차 출장을 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가족까지 초청해서 모두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데 70년대 초 시카고 교외 지역에서 집을 장만하고 중류 가정을 누리고 있었다.그런데 60년대 말 비슷한 시기에 유학으로 미시간 대학에서 환경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교수가 된 친구가 가족을 동반하고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하도 오랜만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즐거운 3일간의 주말을 함께 보내고 헤어지려는 참에 이 친구가 말했다.“참 세상은 불공평해!”“왜? 무슨 말이야!”엉뚱한 푸념에 의아해서 내가 되묻자,“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회의를 ‘(중국에 대한)난폭한 내정간섭’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3국이 대중국 봉쇄용 견인차가 되어 더욱 강하게 결속한 것’이라면서 ‘역내 경제 무역협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경제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또 북한은 이달 안으로 (24~31일) 위성 발사 예정을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여유가 없는 러시아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제 무역 보복과 북한의 인공위성 (미사일) 발사 시위 강화에 따른 대응책
OTT 바람이 전 세계를 휩쓴 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야 그 바람을 이대로 두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글로벌적 숙제로 대두되었다.OTT(Over The Top)은 영화나 드라마 등 동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TV나 PC, 핸드폰으로 누구나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말한다. 영문의 뜻은 이외에도 최고의, 극한적인, 오르가즘 등으로도 해석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의 OTT 내용이 극단적인 용어나 잔혹한 스토리, 폭력, 마약, 외설적 장면 등이 많아 세계 각국에서 골치를 앓고 있다는 비난이 자자하다.세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해마다 꼬박꼬박 찾아오는 두 개의 8⁃15. 1945년 8⁃ 15는 광복절로, 1948년의 8⁃15는 대한민국의 출범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78년과 7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이 역사적 의미를 하나로 묶지 못하고 있다. 이념적으로 대한민국 출범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세력은 말할 것도 없고 경술년 (1910년) 망국과 기미년(1910년) 독립선언(삼일운동)을 하나로 엮어 ‘말과 백성 그리고 문화는 그대로 이어졌다’면서 상해임시정부를 건국으로 보자는 세력이 1948년 8⁃15의 대한민국 ‘건국’을 인정하려 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지난달 열린 재판정에서 자신의 아내가 변호인 해임신고서를 제출한 데 대해 “내 의사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이 전 부지사는 갈색 수의복에 변호사 없이 혼자 앉아있었다. 그러자 방청석에 있던 이 전 부지사 아내는 남편을 향해 “정신 차려라”고 소리쳤다.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구속 수감돼 있는 이화영 전 부지사,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등이 출석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외국환거래법
인류가 에너지와 관련된 2개의 꿈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핵융합’이고 다른 하나는 ‘초전도체’이다. 초전도체는 직접 열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력 손상 제로 상태로 전기를 전달하는 꿈의 전도체이다.‘태양에너지’라고도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의 온도와 같은 섭씨 1억도 열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태양의 중심부는 초당 6억 톤의 수소를 연소시키는 거대한 핵융합 발전소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엄청난 열량을 만드는 것이 ‘핵융합’ 발전소 이다.일본 원전 오염물질의 바다 방류를 앞두고 있는 처리
민주신문=김다빈 기자|올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 붕괴가 한국 건설업 역사에 획을 그을 큰 파장으로 번지고 있다.단순히 한 민간 건설사의 '일탈'로 끝나는 줄 알았던 무량판 구조 지하 주차장의 철근 누락 불법행위가 업계에 만연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와 한국주택도시공사(LH)가 최근 발표한 LH 발주 공공주택 및 공공임대 단지의 무량판 구조 지하 주차장이 적용된 91개 단지 철근 누락 여부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무려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무더기